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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어머니에 대하여

아이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나서는 길

by 다채로um

어릴 적 나의 등굣길에는 녹색어머니회가 늘 녹색 깃발을 들고 교통지도를 해주었다.


그 당시에 나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 어디 소속인지 어디에서 오는지 알지 못했다.


솔직히 그 당시 나의 학교 생활은 병실에서 반년 이상을 보냈기 때문에 학교에 간 날보다는 안 간 날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


내 몸이 병원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지자 나는 늘 학교 길에 나와 계시는 그분들의 일이 당연한 건 줄로만 알았다.


실제 내가 아이를 낳고 학부모라는 명칭을 얻게 되고 나니, 그 일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알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는 녹색어머니들이 나와서 교통지도를 했었다.

그러나 서울은 당연하고 주변의 대부분의 학교에서 외부인력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에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도 이 부분이 드디어 반영되었다.


아직은 일부 학부모의 자원을 받아 아침 등굣길 지킴이 일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많은 외부 인력이 녹색어머니 교통지도 일에 나서 주니 학부모의 부담이 줄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아이가 둘이다 보니 일 년에 4번 적으면 3번 정도 참여했다.

어떤 때는 비바람이 쳐서 물에 빠진 생쥐처럼 다 젖은 채로 덜덜 떨면서 교통지도를 한 적도 있고, 어떤 때는 폭설이 와서 눈에 미끄러지는 차를 보랴 눈에 미끄러지는 아이들을 잡아주랴 교통지도는 지도 대로 하랴 난리도 아닌 적도 있고, 특히 폭염에는 처음 녹색봉사에 나와봤는데, 이 더위에 그늘은 없고 목은 타는데 자리는 비울 수가 없어서 이런 날씨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이 더위에 불이 난 것처럼 벌겋게 더위 식히느라 고생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지금은 다행히도 여름방학 기간이라 당분간은 녹색 봉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음 달 개학이 되면 아직 더운 날씨에 아이들 등교를 책임져 주실 고마운 분들에게 지독한 더위 안전하게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뵙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개학날 아침에 뵙게 되면 감사하다고 인사 말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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