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채로um Nov 24. 2021

죽음은 언제나 나를 창밖에서 관찰하고 있었다.

현재의 소중함 그리고 나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아는 언니가 말했다.

"너 그렇게 지내다가는 언젠가 후회할 거야."

나는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언니의 얼굴을 보았다.

무슨 소리인가? 하며 언니의 입을 바라보는데,

"자신을 돌보지도 않고 오로지 아이들 남편만 바라봐서는 나중에 크게 후회할 일이 생길지도 몰라."

꿰뚫는 말에 당황하면서도 설마 아직 나이도 괜찮고 나에게 큰일이래 봤자 얼마나 큰일이겠어.

그렇게 어리석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2021년 무더웠던 올여름 내 머리에 혹이 생겼다.

주말부부로 4개월 차 갑자기 생겨난 혹은 나의 모든 걸 바꾸어 놓았다.

일의 의지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감정 조차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되었고 한없는 외로움과 우울감에 감싸였다.

차라리 종신보험이나 들어놓을걸 나 죽은 뒤에 내 새끼들 힘들게 살지 않기를 바라는 내가 당황스럽고 슬프고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러다 창밖에 서있는 죽음을 보고 나도 오르게 한 발짝씩 다가가면, 아이들의 얼굴과 선생님의 말씀들이 나의 옷자락을 붙들어 주었다.

나는 아직도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이 혼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잦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기 때문이다.

현재의 소중함을 그리고 언젠가는 마주할 시간을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부모님도 통역이 필요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