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순이 : 서점 여행자 (7)

서점 옆 식물 가게

by 일주일의 순이

저녁노을이 멋진 한강 노들섬에는 노들 서가라는 서점이 있다. 커다란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고 각 출판사별로 분류된 서가에는 개성 강한 책이 꽂혀있다. 처음 노들 서가에 갔을 때 곳곳에 있는 초록 화분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책을 읽고 있는데 어떤 여자분이 화분에 물을 주고 정리한 다음 서점 옆 가게로 가는 것을 보았다

무슨 가게일까 궁금해서 따라가 보았더니 식물도가 나왔다.

그곳은 토분도 팔고 식물 구매(식물씨 데려가기), 식물 기부(식물씨 두고 가기) 식물 수업(복덕방 가드닝 스쿨)이 이루어지는 체험형 식물 문화공간이었다. 가게 안의 초록 식물을 구경하다 벽에 있는 식물 복덕방이라는 프로그램 안내를 보았다.

매니저님께 문의하니 4번의 가드닝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다양한 식물을 심어 볼 수 있다고 했다.


<정원가의 열두 달>이라는 책을 알게 되면서 가드닝에 관심이 가던 차라 그 자리에서 바로 신청했다. 친절한 가드너 님은 양치식물, 수생식물. 야생화 등을 이용해서 수업을 진행하셨다. 식물에 맞는 화분과 흙의 배합 물 주는 방법을 배우면서 식물은 가드너의 부지런함과 애정으로 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날 식물도 수업을 갔는데 약간 마르거나 누런 잎으로 변한 화분들이 보였다.

" 여기 화분은 왜 이런가요?"

" 키우다가 저희 가게에 맡겨진 아이들이에요. 다시 싱싱해지면 찾아가거나 다른 주인을 만나겠지요."

가드너 님은 화분의 잎을 잘라주고 영양제를 꽂아 주었다. 식물도 앞에 식물 복덕방이라는 간판이 있는 이유가 이런 거였구나! 식물씨의 좋은 집 구하기라니 정말 사랑스러웠다.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가기 전 감사의 인사를 몇 번이나 했다. 초록이를 다루거나 사랑하는 사람들은 선한 마음을 가졌다. 여린 잎 하나 놓치지 않는 그들이 있기에 세상이 푸르게 밝아진다. 매니저님과 가드너 님은 진정 사랑으로 식물을 대했고 힘없는 초록씨는 그들의 정성에 다시 피어났다. 그곳에 있으면 나도 같이 파릇파릇 힘이 났다. 식물을 통해 사람도 밝게 해주는 식물도를 생각하며 정이 고픈 이가 이곳을 찾아가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 식물 복덕방 >


황금빛 물방울이 반짝이는 한강 노들섬에는 관엽식물과 양치식물이 가득한 식물 가게가 있습니다. 그곳에는 미소가 따뜻한 매니저와 식물 박사 가드너가 부지런히 식물을 키우고 있어요.


"매니저님 오늘도 문 앞에 화분이 있네요."

"또요 누가 놔두고 갔을까요? 돌볼 친구들이 늘어나네요. 허허 "

매니저가 인스타그램에 가게 홍보를 하면서 아픈 반려식물이 있으면 언제든지 방문하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침마다 가게 앞에 두고 가버리니 가드너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어 헛웃음만 짓네요.

"화분들이 계속 늘어나는데 괜찮아진 식물들은 어떻게 할까요? 계속 두기에는 공간이 없어요."

가드너는 탁자 위 화분에 영양제를 꽂으며 매니저를 쳐다보았어요. 매니저도 화분들을 보며 생각에 잠깁니다.


다음날 매니저는 환한 얼굴로 가드너를 불렀어요.

"식물 복덕방을 합시다."

"복덕방요? "

"식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이 화분들을 소개하는 거죠.

오래전 복덕방에 가서 방을 구하듯 우리가 식물을 중개하는 거죠. "

새로운 시도에 들뜬 매니저는 컴퓨터로 가서 식물 복덕방 이미지를 만들고 포스터를 뽑았어요.

가드너는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매니저를 보며 고개를 가로젓고 한숨을 쉬었어요.


두꺼운 검은 패딩을 입고 목도리를 칭칭 감은 아가씨가 가게를 찾아왔어요.

"저... 식물 복덕방 이야기를 듣고 왔는데요."

"식물을 키우시려구요. 여기로 와서 보세요."

가드너는 아가씨를 복덕방 화분 모아둔 곳으로 안내했어요.

그곳에는 극락조, 아가베, 스투키 등이 싱싱한 초록을 뽐내고 있어요.

"어떤 것을 키우실래요?"

"이번에 이사를 했어요 해가 들지 않는 반지하인데 빛이 없어도 잘 자랄 수 있는 화분을 원해요."

가드너는 여러 화분 중 스킨답서스를 추천했어요. 반지하에서도 잘 살 수 있으니까요.

"답답해서 식물을 키우고 싶었어요 잎이 참 예쁘네요."

식물을 보며 미소를 짓는 아가씨의 모습이 발그레합니다.


가드너가 아가씨에게 화분의 특징을 설명을 하고 있을 때 노란 스카프를 한 뽀글 머리 할머니가 들어왔어요.

"화분을 소개받으러 왔어요."

화분을 옮기던 매니저님이 할머니를 맞았어요.

"어떤 화분을 원하시죠?"

"나는 미용실을 한다우. 가게에 해가 엄청 잘 드는 창이 있는데 식물들이 정말 잘 자라지요. 식물을 더 키우고 싶은데 손자 녀석이 여기에 가면 화분을 준다기에 왔어요."

"잘 찾아오셨네요."

매니저는 가드너와 아가씨가 있는 곳으로 할머니를 안내했어요.

"어머머!!! 예쁜 아이들이 많구먼! 난 벤자민을 키우고 싶구려. 해를 좋아하지요. 아마"

"할머니는 식물을 잘 아시네요. 맞아요. 벤자민은 빛을 좋아하지요."

가드너의 말에 할머니는 홍홍홍 웃으셨어요.

"아가씨도 화분을 데리러 왔어요? 이 아이는 나도 처음 보는 거네요."

아가씨는 할머니께 화분을 보여드리며 어두운 곳에서도 잘 사는 식물이라고 말해 주었어요.

"아이공! 컴컴한 곳에 살려면 답답할 텐데..."

할머니는 아가씨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어요. 어느 순간 매니저와 가드너는 뒤로 한걸음 빠지게 되었어요.


"어머 우리 동네에 사는군요. 여기서 이웃을 다 만나네요. 나는 삼십 년 동안 들꽃 미용실을 하고 있어요. "

할머니의 구수한 말에 아가씨도 수다쟁이가 되었어요.

"손자가 차를 가지고 온다고 했으니 아가씨도 같이 가요. 혼자 들고 가긴 힘들어 보이는구먼."

아가씨는 여러 번 거절했지만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가게를 나갔어요.


가드너와 매니저는 두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어요. 첫 손님들이 가고 나서 매니저는 식물을 소개한 건지 사람을 소개한 건지 헷갈린다고 했어요. 가드너는 흐트러진 화분을 정리하며 매니저에게 말했어요.

"매니저님 힘든 식물도 돌보면 다시 싱싱해지지요. 저 아가씨는 밝은 빛을 본 듯하네요."


그나저나 이 많은 화분들은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식물 복덕방 앞으로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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