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작가의 일상
헛작가의 일상
지난 이야기 : 헛작가는 초등교사를 꿈꾸던 교대생으로, 시험에 낙방하여 충격을 받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임용고시 공부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핸드폰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헛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마음을 다잡고 임용고시에 합격하여 초등교사가 되었다.
이제 헛작가가 초등교사가 되고 난 후 일상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수학여행을 가게 된 헛작가....!! 담당자가 된 헛작가....! 멘붕을 뒤로하고 그림으로 마음을 다스린다. 동시에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그 시절 비주얼 싱킹(visual thinking)에 꽂혀 있던 터라 수학여행 준비물을 그림으로 그렸다.
여행을 갈 때 준비물을 챙기려면 어려움이 많다. 그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자 준비물 그림을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뿌리고 어딘가에 올렸었다. 그 당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수학여행 이야기를 하다 보니 다른 여행 이야기도 해보고 싶다. 여행 갔던 곳의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그 후에 그림으로 그렸던 것 같다. 현장에서 느껴지던 모든 햇살과 공기와 온도 등은 사진에 담을 수는 없었지만,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그림으로 그렸다. 그래서인지 이 그림을 보면 그날의 상황, 햇살, 바다에 비추는 반짝거림 등이 도화지에 물감이 번지듯 생각난다.
통영 제금정, 열심히 집중해서 여기저기 구경하기도 했고 기억에 많이 남기려고도 했고, 그림으로 남기니 여행 추억을 풍부하게 해주는 것 같다.
그 시절 좋아했던 드라마의 주인공을 그렸다. <신사의 품격> 엄청 빠져있었다.
주인공이 이 그림을 본다면 기분이 나쁠 수도 있지만(?!) 나의 최선이었다. 자세히 보면 누가 누군지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다. 각 인물의 특징을 은근슬쩍 넣어놓았다. 여기서 급 퀴즈?! 이 당시 4명의 출연진은 김민종, 김수로, 장동건, 이종혁이다. 각자 맞춰보기를......!
책도 읽고 책의 내용과 분위기를 요약해서 그려보았다. 내용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분위기와 배경 등을 상상하며 그렸다.
아마도 이렇지 않았을까? 소설을 읽고 상상하며 그 풍경을 머릿속으로 그려내고, 그걸 그림으로 그려내 본다는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그림을 그리면 한번 더 생각하게 되고 또 장기 기억으로 저장되는 느낌이다.
어딘가 대회 같은 곳이나 전시회에 내보내려고 한 건 아니지만, 그런 수준도 되지 않지만, 내 마음속 떠오른 생각들을 이리저리 펜을 옮겨가며 그림을 그리고 마무리 단계 후 완성을 하면 성취감이 있다. 혹자는 그까짓 거 그려서 뭐하냐고들 할 수도 있지만, 남이 그렇게 말을 하든 말든, 그림을 그리는 과정과 결과가 나를 성장시켜준다. 내가 꽁꽁 싸맸던 생각이나 느낌을 작은 휴대폰 화면에 그려내면 내 마음속 무언가를 꺼내 놓는 행위에서 보람을 느끼고 채워지는 걸 느낀다.
맛있게 먹은 콜라가 참 좋아서, 이렇게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덕후처럼 빠져 좋아했던 영화 <반지의 제왕>의 골룸 캐릭터를 그려보면서 다음 영화를 설레며 기다리기도 한다.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면서 그려본 그림, 그림을 그리던 시절도 안 좋았지만 점점 더 나빠지는 지구 온난화 문제
매일매일 새로 뜨는 해처럼 매일 새로워라. 매일매일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
가끔은 종이에도 그림을 그렸다. 핸드폰으로 그리는 것보다 더 어려운 느낌이었다.
학교 운동장에 앉아서 학생들과 학교 그리기를 할 때 나도 같이 그림을 그려보았다.
예쁜 모란꽃도 그려보았다.
헛작가의 생애주기 그림톡을 써보며 옛날 그림들을 살펴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 시절의 나는 이런 것을 좋아했구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이곳에 갔었고, 이 드라마나 소설을 좋아했구나. 그동안 순간의 행복함을 기억하기 위해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찍고 나서 다시 들여보지 않는 한 기억에서 점차 사라져 갔다. 사는 게 바빠서 최근에는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헛작가의 생애 주기 포트폴리오를 정리해보니 내 나름대로 나만의 앨범을 채워가며 살고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다시 그림을 그려볼 생각이다. 슥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