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순이: 서점 여행자 (3)

용감한 자매지기

by 일주일의 순이


"이번에 책빵 이벤트 어떨까? 책을 읽고 빵 만들고..."

"또 시작이다."

언니지기의 말에 동생지기는 금세 얼굴이 붉으라 푸르락해진다.

신림동 작은 책방. 이곳은 이벤트의 달인인 언니와 묵묵히 그 모든 일을 보조하는 동생이 운영하는 곳이다.


내가 이곳을 알게 된 것은 좋아하는 여행작가의 북 토크에 참여하면서이다. 여행을 가지 못하는 시기, 여행을 잃어버린 이들에게 새로운 여행을 소개한다는 그녀의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서점 블로그에 신청하고 찾아간 서점은 신림역 번화가에 있었다.

'대형건물 1층에 동네책방을 하려면 얼마나 벌어야 할까?'


신림동 청년 문화서점이라는 작은 동판이 가게 앞에 있었다.

"저희 서점은 2020년 3월에 열였어요. 요즘 같은 시기 주변에서는 다들 말렸지만 그냥 시작했어요."

언니지기는 문체부와 관악구에서 하는 서점 지원사업에 응모해서 보조금을 탔다. 그녀는 북 토크. 여행 드로잉, 그림책 글쓰기 등 다양한 사업을 무상으로 기획했다. 그 덕에 나도 가죽 수첩 만들기와 북 토크에 참여했다.

신림은 젊은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라 강좌에는 20대가 대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참신한 생각을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언니지기는 프로그램 사회를 동생지기는 행사 스태프로 활동했다. 볼 때마다 환상의 자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무료 프로그램이 끝나고 서점 블로그에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160명이 참가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시 찾아오는 이가 없다.'

언니지기의 이 글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렸다. 그 많던 사람들은 무료라는 단맛만 취했다. 몇 문장 안 되는 글이지만 요동치는 마음이 느껴졌다.


크리스마스이브에 케이크를 사들고 서점을 찾아갔다. 동생지기 혼자 서점을 지키고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손님이라는 말에 울컥했다.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실내에서 커피를 마실 수 없었지만 책도 사고 커피도 주문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힘내라는 말 대신 책을 사달라' 어느 서점지기의 말처럼 작은 서점에서 책을 사는 것으로 힘을 보태어 왔다. 누군가의 꿈을 지켜 주고 싶은 마음. 그녀들이 내년에도 씩씩하게 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