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순이 : 책으로 셀프 가드닝하기(4)

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by 일주일의 순이
누구보다 열심히 사는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지금 행복하지 않은 이유는 나에게 너무 엄격하기 때문

"그동안 열심히 했잖아. 좀 쉬어도 돼."
"네가 잘했기 때문에 이만큼 성공할 수 있었어."
"하고 싶지 않으면 안 해도 돼."
"어쩔 수 없지. 하지만 최선을 다했잖아."

지금까지 남들에게 해왔던 배려와 응원의 말들 이제 자신에게 해보세요.
나를 내려놓는 순간, 행복이 찾아옵니다.

내가 셀프 가드닝을 위한 책을 선택할 때 가장 보는 것은 제목이다. 하지만 책을 최종 선택하게 하는 것은 짧은 책소개글이나 목차였다. 이 책은 제목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지만 목차를 보며 '나를 위한 책'임을 직감했다. 나는 나의 상처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가꾸어 나가야 할 지는 잘 몰랐다. 흔히 '자신을 사랑하라'는 말은 너무나 추상적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는 책이 필요했다. 종종 어떤 책들 속에는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쇼핑을 한다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나를 사랑하는 일인 것처럼 쓰여 있었지만 그것은 일회성 기분 전환으로 느껴졌다.


이 책은 내 안에 있는 '게으른 완벽주의자' 성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었다. 나는 나 자신이 다른 사람과 비교해 늘 보잘 것 없고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나름의 장점이 있긴 하겠지만 그것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늘 나에게 없는 것, 남들에게 있는 것들이 크게 보였다. 나는 그것이 '열등감'이라고 생각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내 스스로 만족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비난하고 미워했다. 이제 나는 나의 어떤 모습이라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한다. 이 책은 그런 내가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질문(Question)이 있고 실천(Work)해 볼 수 있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닮겨 있다. 대부분의 내용이 나에게 필요했지만 그 중에서도 더 절실한 내용에 먼저 답해 보기로 했다.


1. 나를 온전히 받아 들이기 (내 삶의 중심은 타인이 아닌 바로 '나')

자신감에도 자격이 있는가

Question---

당신은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하다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관대한 편이라고 생각하나요?

내 스스로 나를 엄격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계획했던 일들을 늘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을 나에게 관대하다라기보다 나태한 것이라 생각했었다.


행복해도 되는 걸까?

Question---

최근에 '지금 행복하다'고 솔직하게 느낀 때가 있었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이 보기엔 분명 행복해 보이겠지'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요?

남들에게 보이는 것이 중요했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혼자서 행복한 척 했다면 결혼을 하고 나서는 우리가족 모두가 내가 연출한 대로 행복한 척 하는 들러리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나를 맞추기

Work--- 아침에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일상에서 자신의 '기준'이나 은연 중에 따르고 있는 '암묵적 규칙'이 있는지 의식적으로 찾아보세요.

내 뜻대로 가족들을 통제하려는 모습을 알아차릴 때 마다 무섭다. 나 자신에 대한 기준 뿐 아니라 '남편'이나 '딸'에 대한 기준이 자꾸 무의식 속에서 올라온다.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때 화도 함께 올라왔다. 딸에 대한 내 기준을 내려놓으니 그 자체로 다시 아이가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남편에 대해서는 부단히 노력 중이다.


무엇이 나를 불편하게 하는가

Question---

주변에서 부정적으로 생각할까 봐 조심하는 일이 있나요? 그것이 당신의 삶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지는 않나요?

남을 의식하지 말자고 마음 속으로 되뇌이면서도 실행에는 옮기지 못할 때가 많다. 누군가의 입에 오르 내리는 것이 싫어서 나의 취향이 없어지고 점점 무난한 선택을 하게 된다.


무난하게 살면 행복한가?

Question---

무언가에 도전하고 싶은데 주위의 시선 때문에 망설이고 있나요? 이런 이유로 도전하기도 전에 꿈을 포기한 적은 없나요?

원래 내가 가진 성향은 무난하지 않은데 자꾸만 무난한 선택을 하다보니 뭔가 풀리지 않는 욕구가 있는 듯 하다. 자꾸만 익명성 속에 숨고 싶거나 사람들을 기피하게 만든다.


자기긍정감이 만족감으로 이어진다

Work---

'이상적인 나'는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나요?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며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습관처럼 하고 있지 않나요?

세상은 넓고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참 많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어떤 사람들은 여러가지를 잘하기도 하는데 나에겐 왜 뚜렷하게 잘하는 능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 적도 있다. 지금은 그런 생각자체가 의미없음을 알고 애초에 이상적인 나의 모습을 떠올리지 않는다.


할 수 없다고 말하는 용기

Work---

일상생활에서 완벽주의가 발동해 '제대로', '확실히', '빈틈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이 있는지 찾아보세요.

내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내 무의식 속에 있는 이 말들이 딸에게 자주 튀어 나온다. 숙제나 공부를 할 때 딸이 하는 보여주는 모습은 내 눈에 다 어설프게 보이고 못마땅 했었다. 그런 딸이 미워지기도 했는데 나와 같은 열등감을 심어주는 것이 무서워 마음을 고쳐 먹었다. 하지만 아직 어렵다.


2. 내 마음 들여다 보기 (나는 누구보다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의 가치를 증명하라

Question---

자신이 가진 것들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습니까?

모른다. 알고 싶다. 내가 가진 것들이 이만하면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가치 있다는 말은 아직 어색하다.


지금 내가 가진 행복 찾기

Work---

'ㅇㅇ가 있으면 행복할 텐데'에서 'ㅇㅇ'에 들어갈 수 있는 단어로 어떤 것이 떠오르나요?

나에게 ㅇㅇ은 늘 부모와 돈이었다. 부모님이 살아 있었다면 지금보다는 더 행복했을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쩌면 나에게 부모와 돈은 같은 의미일지도 모른다. 부모라는 존재의 문제는 이미 내 손을 벗어난 문제지만 돈은 지금의 나와 가족을 돌보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자꾸만 집착하게 되는 것 같다. 돈보다 더 소중한 것에 대해 자꾸 생각한다.


열심히 하는 것도 습관이다

Question---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요? 또 지금까지 어떤 일을 열심히 해왔나요?

내 인생에서 더 나은 성과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 온 것 같은데 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니 자꾸 폄하되고 있다. 이제는 내가 하는 어떤 것이든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대해 칭찬하고 있다.


적당히 힘 조절하기

Question---

약속이 없는 휴일 하루를 뒹굴뒹굴하며 보냈을 때 '오늘은 제대로 충전했네!'라고 진심으로 만족할 수 있나요?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 자신을 한심하게 생각하나요?

대부분 후자이다. 여행도 빈틈없는 계획 속에 다녀왔다. 특히 아이들과 주말에 아무 것도 안하고 집에만 있는 것이 싫어 매 주 계획을 세우고 움직인다. 편안하게 집에서 쉬는 것도 괜찮은 것 같은데 막상 심심해 보이는 아이들을 보는 게 견딜 수 없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Work---

최근 주위 사람에게 칭찬을 듣거나 좋은 결과를 냈을 때를 떠올려보세요. 솔직하게 기뻐했나요? 아니면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부정했나요?

칭찬을 들었을 때 부정하는 반응이 가장 빠르다. 이성적으로는 칭찬을 감사하게 받아들이자고 하지만 그 상황자체가 불편하고 어색하다. 남들이 하는 얘기가 자꾸 빈말처럼 들린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깊이 생각하지 말자.


3. 내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기(내마음이 허락하는만큼 한다)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Question---

당신은 소중한 에너지를 어떤 일에 쏟고 싶은가요?

실은 에너지를 쓰고 싶은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결과물에 대한 욕심이 난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노력없이 얻는 것도 없는데 내 노력보다 더 큰 좋은 결과가 있기를 무의식에서 바란다.


일단 접어두기

Work---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할 수 없는 일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에너지를 쏟고 싶지 않다보니 가끔 모든 걸 내려놓고 싶고 기분이 한없이 가라 앉을 때가 있다. 그럴 때 회피기제가 발동해서 에너지 없이 할 수 없는 일로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후회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요즘은 그 시간을 빨리 알아차려 스트레스를 받느니 해야 할 일을 빨리하려고 애쓴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만 한다

Work---

날마다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느 정도인지 설정하는 습관을 만들어 보세요.

처음 휴직을 할 때는 쉬는 걸 목표로 하다보니 무리한 계획을 잡지 않았는데 요즘 자꾸만 하루 동안 해야 할 것들이 많이 늘었다. 선택과 집중, 가지치기를 통해 조절하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힘들 때는 힘들다고 말하라

Question---

'자신의 한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내가 가장 하기 힘든 일이 힘들 때 힘들다고 말하는 일이다. 예전에는 내가 자존심이 세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실은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 같다. 누군가에게 어렵게 꺼낸 부탁이 거절될 때 후회되고 힘들었다. 내가 부탁을 한다는 건 그 사람에 대한 신뢰가 엄청날 때 가능한 일이다. 가족에게도 부탁은 어렵다. 그나마 내가 부탁이란 걸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시어머니인 걸 보면 감사한 마음이 든다.


어떻게 해야 즐기면서 할 수 있을까?

Work---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그 과정을 재미와 즐거움, 환희로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해 보세요.

여태 즐기면서 살아본 적이 있나?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말은 익숙하지만 목표가 있는 일들은 즐기며 해 본적이 없는 듯 하다. 어쩌면 내 셀프 가드닝의 최종목표라고도 할 수 있겠다.


때로는 당당하고 뻔뻔하게

Work---

자신의 결점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그 결점에 대해 '어쩔 수 없지. 그게 지금의 나니까'라고 인정해 주세요.

"어쩔 수 없지" 딸과 남편이 자주 하는 말이다. 그럼 난 "뭐가 어쩔 수 없어?"라고 반문했다. 요즘은 그 말을 들으면 바로 "그래 그럴 수도 있지"라고 맞장구를 친다.


4. 나를 사랑하게 되는 순간 (마음의 틈을 만들어 행복을 채운다)

실패도 웃음으로 승화한다

Work---

최근에 있었던 사소한 실수 에피소드를 어떻게 하면 '웃음'으로 바꿀 수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나의 실수에 관대하지 못하다. 사소한 실수도 자꾸만 곱씹고 괴로워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실수가 잦아졌다. 그러니 사소한 실수를 붙들고 있을 수가 없다. 그것도 늙어가는 장점이라고 해야하나?


데스노트처럼 쓰는 원망 노트

Work---

분노를 쌓아두지 말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을 노트에 속마음을 마음껏 적어보세요. 일기를 쓰듯 원망노트를 써 봅니다.

글쓰기가 나를 치유해 준다. 블로그를 비공개로 해두고 열심히 분노를 표출하려고 했는데 요즘 분노할 일이 별로 없다. 물론 남편에겐 날마다 분노하지만 그건 직접 앞에서 하기 때문에 글로 쓰지 않아도 되었다.


책 속의 질문들에 답하면서 내 마음 상태가 많이 안정되고 편안해져 있음을 깨달았다. 물론 언제든 내 마음의 평화가 깨지고 흔들리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제 나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회복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은 나를 가드닝하는 한 가지 방법일 뿐이다. 사람들이 건강하기 위해 날마다 영양제나 비타민을 복용하듯 나는 날마다 나를 위한 가드닝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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