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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lleehan Jan 06. 2022

퍼즐

마음 접기


기대만큼 두꺼워진 마음이 얼마나 빳빳한 자국을 남기려고

다시 펼쳐지는지 모르겠다 다 접었나 싶으면 또 스멀스멀 틈새가 벌어진다 


운명에 떠넘겨보려고 해도 자꾸만 마음과 머리를 쓰게 된다


머릿속으로는 수천번 수만번씩

때가 아니던지 상황이 아니던지

뭣 하나 똑바로 끼워맞춰지는 퍼즐이 없는데 



물렁해진 마음이 그 엇갈린 조각들 사이를 지점토처럼 억지로 채워넣고야 만다



나는 이 퍼즐조각이 맞춰지지 않는게

어떤 한 조각이 모자라서라고 생각을 했으나

이제는 

이 퍼즐조각들은 애초에 하나의 그림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이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을 것만 같다.



내 속에 쌓인 퍼즐들은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졌는지 맞추려 하면 할수록 따갑고 불편하기만 하다. 


이럴땐 물렁해진 마음이 필요한데

나는 이 애초에 하나의 그림이 아니었던 엉망진창인 퍼즐을 억지로 맞추기 위해서

마음을 물렁하게 만들 바에야 


시간이 흘러 마모된 퍼즐 조각을 맞춰볼 필요도 없이 가슴 속 한켠에 쌓아올려 둬보겠다고

내 방한켠 오래된 책장이 그랬듯이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둬보겠다고

하기사 하나의 그림이 못되었던 엉망진창 퍼즐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 않느냐고


시간이 나를 안아주기를

우두커니 서서 먼 곳을 기다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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