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을 위한 여행에도 충전이 필요하다.

by Bullee

베트남 나트랑에 온 지 어느덧 3주가 지났고 어느덧 귀국까지 일주일이란 시간이 남았다. 나트랑에서 한 달 살기를 결정한 뒤 많은 검색을 했지만 1주일 정도 지나야 어느 정도 적응을 할 수 있었다. 숙소 주변 맛집이며 오토바이들 사이로 길을 건너는 법 그리고 매연이 없는 길 등 말이다. 음식이야 베트남 음식이 워낙 잘 맞아서 그런지 거부감 없이 바로 적응했지만 말이다. 처음 2주간은 같은 호텔에서 머물면서 맛집도 다니고 기후에도 적응했다. 좁은 호텔방에 있는 게 싫어서 매일 나가서 무언가를 했다. 그리고 보름 뒤 바닷가 리조트로 숙소를 옮겼다. 넓은 방과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방에만 있어도 좋았다. 3박 4일간의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산 위 도시인 달랏을 방문했다. 달랏은 우리가 약 20일간 머물던 냐짱과는 전혀 다른 도시였다. 날씨도 나트랑보다 춥고 해발 1,500M 고지대에 있는 도시라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관광하는 것도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게다가 숙소는 그전에 머물던 호텔과는 전혀 다른 게스트하우스에 양이 적은 조식과 히터가 없는 방에서 3박을 보내야 했다. 나트랑에 비해 우리에게는 조금 버거운 여행지였다. 근처 호숫가를 산책하는데 아내가 "만약에 나트랑 리조트에서 쉬다 안 왔으면 달랏에서 못 버텼을 것 같다"라고 말을 했다. 그때 알았다. 쉬기 위해 온 여행에서도 중간중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우리가 해외로 한 달 살기를 하기로 한 건 추운 한국을 피해서도 있지만 일명 삼식이 남편을 둔 아내를 위한 게 더 크다. 매일 집에서 밥을 하고 메뉴를 고르고 해야 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는 걸 알기에 밥을 안 하고 사 먹는 한 달간의 시간을 가지면서 살림을 잠시 쉬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쉬러 온 여행이라고 하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쉴 수만은 없는 법. 저녁 메뉴 및 식당을 고르는 일은 아내의 몫이었다. 이렇게 말하면 난 나쁜 남편 같아 보이지만, 나는 회계 및 예약 그리고 지도 담당이라는 나름의 역할이 있었다. 살림에서 잠시 벗어나 쉼이 있는 여행이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으로 인한 피로는 점차 쌓이게 마련이다. 아마 중간에 리조트에서의 쉼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는 달랏에서 관광의 시간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나트랑의 여행을 통해 우리는 여행이란 것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여행을 해야 하는지. 어떤 숙소를 잡아야 하는지 말이다. 귀국까지 이제 일주일 정도 남은 지금 우리는 처음 숙소보다는 조금 더 넓고 쾌적한 숙소에 머물고 있다. 덕분에 여행의 마무리하는 시간을 좀 여유롭게 가질 수 있게 됐다. 남은 시간 동안 여행의 피로를 조금씩 풀면서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 들을 잘 정리하며 귀국 준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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