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의 발목

① BYC 양말을 말아 신던 아이

by 불망

그 애의

얇고 가느다란 발목엔


늘 두 번 접어 말아 신은

색색의 BYC 양말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어찌나 예쁘던지.

반달처럼 웃는 입꼬리,

바람에 살짝 흔들리는 단발머리,


싱그러운 얼굴과

묘하게 잘 어울렸다.


누군가의 돌봄을

고스란히 신고 다니는 아이 같았다.


그 아이를 싫어하는 애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땐 이유도 모른 채


질투인지,

서늘함인지 모를 감정이


물결처럼

스르륵 밀려왔다.


그 감정의 실체가


단정하게 말아 올린

그 ‘BYC 양말’ 때문인 것만 같았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 무늬도 없는 내 흰 양말만

가만히 내려다보곤 했다.


그 애는 누구에게든

상냥한 아이였다.


수업 시간,

볼펜을 굴리다가도

먼저 시야에 들어오는 건


언제나

그 애의 발목이었다.


그 애는 곧잘

나를 따르곤 했지만,


나는 이유도 없이

그 애를 밀어내곤 했다.


“왜 그렇게 싫어해?”


누가 물으면

나는 늘 얼버무렸다.


“그냥… 좋아 보이잖아.

괜히 실실거리고,

남자애들도 다 쟤만 좋아하고.

여우 같아… 그런 느낌 있잖아.”


입술로는

그렇게 내뱉었지만,


정작 나를 끌어당기던 건

BYC 양말이 아니라,


그 뒤에

은은하게 배어 있던

누군가의 따뜻한 돌봄의 향기였다.


그 애가 지나가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이

따라왔다.


나한텐

조금은 낯선 온기였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그 애의 BYC 양말은…


정말

그저 양말이었을까.


어쩌면 그 아이는

평생 미움받을 일을

하지 않은 아이였고,


그리고


나는

뒤꿈치를 말아 올려줄 사람 없이

자라온 아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그 말이

누구에게 닿는 건지

나조차 끝내 알 수 없었지만,


그래서

끝내 하고 싶은 말은—


그저…


너에게 미안해.


오래 미뤄둔 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