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 비용의 오류
'콩코드 여객기'라고 들어본 적 있을 거다. 콩코드는 현대 공학의 놀라운 성취였다. 콩고드는 음속 비행이 가능한 유일한 여객기였다. 뉴욕에서 런던까지 보통 비행기는 7시간이 걸리는데 콩코드는 3시간이면 도착했다.
하지만 사업적으론 콩코드는 거의 재앙 수준의 실패였다. 뭐 실패한 사업이 한둘이겠냐마는, 콩코드 여객기의 실패는 꽤 특별하다. 2003년에 사업을 접을 때까지 무려 40년 동안이나 돈을 계속 잃었기 때문이다.
콩코드는 한번에 태울 수 있는 승객수도 훨씬 적었고, 소음도 심했고, 생산 비용도 엄청나게 많이 들었다. 1960년대 초반에 개발을 시작해서, 1969년에 첫 운항을 실시했다. 그때쯤부터 콩코드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건 벌써 자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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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이 지난 영국의 내각 회의 문서가 나중에 공개되었는데, 이미 영국 수상은 콩코드가 돈을 벌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영국과 프랑스 정부는 40년간 계속 돈을 잃으면서도 돈을 계속 계속 더 투자했다. 이 추가 투자를 회수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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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미 들어간 개발 비용이었다. 무려 1조 6천억원에 달했다. 프랑스와 영국은 이미 들인 돈이 아까워 개발을 강행했다. 실패했다고 인정하고 중단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돈을 더 넣으면 넣을수록, 중간에 포기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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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콩코드 이야기를 책에서 읽었다. 어마어마한 돈을 날려 후대에 교훈을 주신 영국 프랑스 정부에 감동해서 글로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