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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Mar 29. 2020

강제로 자신을 성장시키는 방법

조니 해리스의 Excited Accoutability 전략

유튜브에서 우연히 영상 하나를 봤다. Johnny Harris라고. Vox의 영상기자다. 영상 제목은 자신이 강제로 배우도록 하는 방법. (how to force yourself to learn stuff)

Johnny가 기자가 되기 한참 전. 그는 영상편집과 모션그래픽에 관심이 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조금씩 배웠다. 시간이 지나자 열정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배울 때 그러듯이. 그는 자신이 배우는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다 정부 기관 프로그램 소개 영상을 보게 된다. 너~무 못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기관에 메일을 보냈다. "너네 영상 너무 구리다. 내가 공짜로 더 좋은 거 만들어줄게, 어때?"라고. 공짜라니까 기관은 당연히 오케이였다.

기존 영상을 대차게 깐 상태였다. 내가 더 잘 만들겠다고 약속을 해놨다. 그러자 Johnny는 슬럼프가 왔던 영상편집에 다시 의욕이 생겼다. 자발적으로 책임감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는 그 영상을 만들던 1주일이, 인생에서 가장 빠르게 영상 스킬을 배웠던 때라고 했다. 이걸 'Excited Accountability' 전략이라고 부른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책 쓸 때였다. '내가 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가시기도 전에 출판계약서를 써버렸다. 계약서에는 언제까지 원고를 마감하겠다는 날짜가 적혀있었다. 심지어 선수금도 줬다.

물론, 그거 어긴다고 감옥 가진 않는다. 하지만 뭔가 문서로 약속을 해놓고 보니까 큰 책임감이 생겼다. 당시 난 학교, 인턴, 부업까지 병행해서 진짜 바빴다. 지금 돌아보니까 원고를 마무리하던 그 1-2달의 시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일을 했다. 그 때만큼 집중적으로 지식을 흡수한 적이 없었다. 글쓰기 실력도 눈에 띄게 늘었다.

덕분에 Johnny의 방법이 공감이 갔다. 배워보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질러보자. (물론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나 통하는 방법은 아닐 수 있다.)  


글을 잘 쓰고 싶으면 일단 어디다 기고할 거리를 만들자. '자발적 책임'을 씌워 배수진에 몰아넣어 본다. 기대 이상의 포텐셜이 터지는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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