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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Jul 19. 2020

스페이스X의 우주선은 아이폰과 테슬라를 닮았다

세상의 많은 기계가 점점 더 소프트웨어화된다

얼마 전 스페이스X가 유인우주선 발사에 성공했다. 민간 기업 최초. 엘론 머스크 사진이 인터넷을 점령했다. 그런데 내 눈에 더 흥미로웠던 건, 우주선 내부 사진이었다.


우주비행사 앞에 떠있는 풀스크린을 보고 아이폰이 떠올랐다. 애플은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의 선구자다. 잡스는 아이폰에서 물리 키보드를 없애고 풀 터치 스크린을 넣었다.



인터페이스를 소프트웨어화하자, 서드파티 앱 개발자들이 더 자유롭게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 결과로 모바일에서 엄청나게 많은 것들이 가능해졌다.

테슬라도 마찬가지. 보통 자동차는 온갖 버튼, 스위치로 조작한다. 대부분 하드웨어 인터페이스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걸 다 터치스크린으로 바꿨다. 테슬라는 차를 새로 설계하지 않고도 인터페이스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 이전 자동차 업계에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은, 아이폰과 테슬라를 닮았다. 우주선이나 비행기 조종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거다. 영화에서 보면 막 탁탁탁 스위치 올리고 위이잉 레버 당기고 밸브 요리조리 돌린 다음, 무전기 들고 '클리어!' 이러잖아. (여기서 약간 정신없어줘야 프로같다)

드래건엔 그런 게 없다. 거대한 터치스크린만 달려있다. 우주비행사는 터치스크린을 가지고 복잡한 우주선을 제어한다.


이걸 보면서, '와 우주선까지도 이제 점점 더 소프트웨어화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좀 비약일 수도 있지만, IT가 만드는 패러다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뭐든지 '가상화'시키는 것. 물리적으로 건드리지 않고, 소프트웨어로 구현하는 파트를 늘린다. 대가로 얻는 건? 극도의 유연함이다.

우리가 직접 보지 못하는 백엔드 서버에서도 똑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물리 서버 의존도를 줄이고 가상화해서 더 자주, 더 유연한 변경/배포가 가능해진다.

테슬라도 인터페이스만 다른 게 아니다. 테슬라는 기존 차와 내부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소프트웨어가 제어하는 부분이 훨씬 많다. 나는 로켓 사이언스에 문외한이지만, 드래곤의 내부 설계도 완전히 다를 것 같다.

세상 많은 기계들이 점점 소프트웨어화-가상화-디지털화된다. 심지어 우주선까지! 소프트웨어의 영역이 넓어진다. 적은 비용으로 수정, 재배포할 수 있게 된다. 한계 비용이 낮아진다. 변화와 개선이 빨라진다.

소프트웨어가 무조건 더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더 좋은 게 무엇인지, 더 많이 시도해보고, 쉽게 바꿀 수 있단 건 확실하다.

우주선 사진에서 'Software is eating the world'를 새삼 느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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