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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Jun 27. 2021

내가 OO을 해도 될까?

이연,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중에서

그림 유튜버 이연이 쓴 책을 뒤적거리다 좋은 글을 발견했다. 


‘그림’에 관한 이야기. 하지만 ‘그림’을 빼고, 자신이 생각하는 어떤 'OO'을 넣어도, 용기를 주는 글이다. 


멋진 일은 대개 두려움과 같이 온다.




‘가난하면 미술을 할 수 없어. 하물며 성공하지 못한다면 더더욱 가난해질 거야. 정말 그런지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말해. 고흐를 봐. 가난해서 살아생전 고생만 하다가 세상을 떠났잖아. 나는 그렇게 불행하고 싶지 않아.’


이것이 나의 진심이었다. 고흐를 좋아해서 도서관 한편 미술 코너에 있던 고흐 책을 전부 다 읽었던 나인데, 그처럼 되는 것은 죽도록 싫었다. 이상한 생각들을 하며 여러 날을 제대로 못 잤다.


(...) 


그런데 그렇게 생각을 거듭할수록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확신이 들었다. 


그림이 날 구하면 구했지, 망칠 것 같지는 않아. 


나는 그림을 그릴 때 행복해. 


그게 과연 나를 구렁텅이에 넣을까? 


나는 무엇을 망설이고 있지?


당신도 지금 뭔가를 고민하고 있다면 그것을 한번 종이에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보길 바란다. 


상상하지 말고, 펜을 들어 종이 위에 내동댕이치자. 재능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유명해질 자신이 없어서? 


정말이지 꺼내야 알 수 있다. 그게 얼마나 별일이 아닌지 말이다. 머릿속 상상은 크고 넓지만, 앞에 있는 종이는 겨우 A4 사이즈이다. 모든 고민이 그 안에 담긴다. 아니, 여백을 철철 남긴다. 


그러니 괴물 같은 두려움을 내 머릿속 운동장에서 뛰놀게 하지 말고, 종이에 끄집어내자. 그다음 이 두려움을 질문으로 바꾸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


우리는 싸워보지도 않고 많은 일들을 포기한다. 


이를테면 내게 고민 상담을 요청하는 글들 중에서 미술 때문에 가난해졌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대부분 ‘가난해질 것 같다’라고 말한다. 차라리 겪어봐야 한다.


나는 실제로 부족한 돈과 불투명한 미래와 어중간한 재능과 무명까지 다 겪어봤다. 하지만 겪은 후에야 싸울 면역을 갖추게 되었다. 


(...)


처음에는 누구나 진다. 그러니 이길 때까지 싸우고 샛길을 찾는 수밖에 없다. 그게 이기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그림을 그려서 가난해지든, 시작이 늦었다고 삿대질을 받든, 남들에게 치여서 아등바등 살아가든······ 나는 당신이 일단 그림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 이연,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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