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범근 Jul 01. 2021

열심히 하는 놈, 잘하는 놈, 오래하는 놈

어떻게 지치지 않고 계속 스윙을 할 수 있을까?

드라마 같은 데서 한번쯤 들어본 대사가 있다.


어리버리 신입이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면 사수가 꼭 이런다.


“아니… 열심히 하지 말고.. 잘하라고.”


나는 요즘 조금 다른 대사를 생각한다.


“잘하려 하지 말고.. 오래 하라고”


왜냐하면, 어떤 영역에서는 잘 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게 더 힘들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콘텐츠, 사업, 투자가 그런 것 같다.


내가 관심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런 영역에서 성공은 운의 영향이 크고 확률이 낮은 이벤트에 달려있다.


비유해보자면 100번째에 홈런을 치더라도 99번째까지는 전혀 알 수가 없는 동네다.


내가 남들보다 ‘잘’해도, 얼마든지 99번째까지 스트라이크를 먹을 수 있다.


또 나보다 못하는 것 같은데? 라고 생각한 사람이 10번, 20번 만에 홈런을 치는 걸 지켜봐야한다.


100번을 휘두르는 정도까지 오면 이제는 게임이 달라진다.


그렇게 99번 연속 헛스윙을 하고도, 아무렇지 않게 100번째 타석에 올라갈 수 있느냐? 게임이 되는 것이다.


야구는 4점이 끝이지만 콘텐츠, 투자, 사업은 상한이 없다.


100번째 홈런은 99번의 헛스윙을 만회한다.


결국 헛스윙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이 홈런을 친다.


기가 막히게 스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뭣보다 낮은 확률을 견디며 꾸준히 시도해야 한다.


아오… 근데 그게 진짜 말이 쉽지...


계속 헛스윙을 하면 너무 힘들다.


관중한테 욕 먹을 수도,


체력이 방전될 수도,


자존감이 무너질 수도 있다.


나는 홈런을 바라고 왔는데, 여기서 뭐 하는 건가 자괴감 들고 괴롭다.


내가 뭣도 모르고 사업을 시작했을 때 꼭 그런 느낌이었고,


맨 처음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을 쓰느라 끙끙댈 때도 그런 느낌이었다.


아무튼 그런 경험을 하고나서 요즘엔,


'어떻게 하면 스윙을 더 열심히 때릴까?'


'이 스윙을 하면 맞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런 생각보다,


'어떻게 지치지 않고 계속 스윙을 할 수 있을까?' 를 많이 생각한다.


휴식, 페이스메이킹, 운동, 보험, 현금도


그냥 워라밸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결국 '오래 하는 놈'이 되기 위해 중요하구나 생각하는 요즘.

매거진의 이전글 저번에 컨펌한 거 한번 더 수정해주실 수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