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갈등을 알아차리면 훨씬 덜 불안해진다.
오늘 명상하는데 'Internal friction'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명상은 마음속에 있는 내적 갈등(Internal friction)을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사람 안에는 정말 다양한 인격? 심리? 가 있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 분명 내 뇌 속에는 여러 가지 자아가 살고 있다. 픽사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이성적인 자아도 있고, 완전히 본능적인 자아도 있다.
겁이 많은 자아도 있고, 도전적인 자아도 있다.
항상 머릿속에선 내적 갈등, 자아 충돌이 일어나고 있구나.
인간은 전혀 일관된 존재가 아니구나.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배운 것이 내 인생에서 커다란 전환점이었다.
나는 하나가 아니다. 머릿속 다양한 자아들이 상황과 맥락에 따라, 그때 그때 주도권 싸움을 해가면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한다. 정확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깨달음이 인생에 도움이 정말 많이 됐다.
다른 사람을 이해할 때. 왜 저 사람은 저렇게 앞뒤가 다를까? 그럴 때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일이 줄어들었다. 조금 더 같이 지내다 보면, 그 사람 내부에서도 여러 가지 심리가 충돌하고 있구나 짐작할 수 있다.
나를 이해할 때. 왜 나는 더 나은 인간이 되고 싶은데 쉽지가 않은가를 이해하게 되었다. 왜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는 너무 당연한 걸, 행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일을 반복할까. 그게 왜 지극히 정상인지도 깨닫게 된다.
그걸 벗어나는 것까진 어렵지만 알아차릴 수는 있다. 내가 왜 왔다갔다하고 있는지, 내가 왜 내 생각처럼 행동하지 않는지 영문을 모르면 더 괴롭다. 그래서 명상이 도움이 된다. 가만히 머릿속을 들여다보면 끊임없이, 소리없이. 내 안에서 자아가 충돌하고 있는 게 느껴진다. 평소엔 대부분은 못 알아차리긴 하지만.
예를 들어, 페이스북에 포스팅을 올리고 난 순간. 하던 일도 자꾸 멈추고. 계속해서 좋아요를 확인할 때가 있다. 어느 순간, 내가 너무 나가는구나. 이성적인 자아가 조금씩 제동을 건다. 그런 느낌을 좀 더 자주 알아차린다. 훨씬 덜 불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