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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범근 Nov 14. 2018

인생 첫 책을 쓰다 (1) 시작

매일 글쓰기 14일 차

딱 1년 전쯤이었다. 중간고사 기간이 끝나고 날씨가 점점 추워지던 가을날이었다. 학회 활동이 끝나고 12시가 넘어서야 자취방에 들어왔다. 폰을 들고 브런치 앱을 켰다.


브런치 앱에 들어가서 글 반응을 확인하는 것은 글쓰기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생긴 버릇이었다. 그때 나는 이미 IT 스타트업에서 일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때였다. 취업 준비도 할 겸 '누구나 이해하는 IT'라는 이름으로 매거진을 만들었다. 여러 기술이나 IT 트렌드들을 스터디하고 글로 정리해서 올렸다. 주목받지 못하는 글도 있었지만, 어떤 글들은 다음 메인에 뜨기도 하면서 꽤 조회수가 찍혔다. 조회수를 확인하고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확인하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브런치는 파란 점으로 (페이스북 지구본 옆의 빨간 숫자처럼) 업데이트된 소식이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날도 습관처럼 최근에 달린 댓글과 좋아요를 확인했다. 브런치에서는 댓글 작성이 그렇게 활발하지 않은데, 그 날따라 댓글이 꽤 많이 달려있었다. 그리고 그중에 하나가 바로 이 댓글이었다.



이 댓글에서 내 인생 첫 책이 시작되었다.


당시에 나는 내가 책을 쓸 수 있을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나에게 책을 쓴다는 것은 마치 많은 사람들이 '세계 일주'에 대해 갖는 감정과 비슷했다.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지만 너무 어렵게 느껴져서 마음속에서만 부르짖는 그런 버킷 리스트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저 댓글 뒤에 책비 대표님이 처음 메일을 주셨을 때, '제가요? 제가 책을 쓸 수 있을까요?'라는 식의 답장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책을 써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고, 서점에 가보니 블록체인 관련 책은 어려운 번역서나, '나는 가상화폐 투자로 얼마 벌었다'류의 책밖에 없는 걸 보고 용기를 얻었다. 내가 쓰려고 하는 책이 유니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감하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 채, 출판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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