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접받고 싶으면 남을 먼저 대접해줘야 한다
얼마 전 지인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돈을 벌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돈을 많이 번 분이었다.)
그러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돈을 벌고 싶어? 그럼 남들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지. 우리가 지금 앉아있는 이 카페의 주인이 우리가 원하는 공간과 인테리어와 컵, 음료를 가져다줬잖아. 그리고 돈을 받아가지. 마찬가지야. 누구나 돈을 벌려면, '남들'이 원하는 걸 해줘야 하는 거야.
당연한 말인데, 뭔가 땅 하고 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며칠 뒤 오늘 비슷한 맥락의 글을 또 접했다. 퍼블리 북 큐레이션에서 읽었다.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라는 책이다. 박종윤이라는 분이 썼다. 이커머스 업계의 전설로 불린다라고 한다. 다만 글은 좀 깔끔하지 않아서 정리해가면서 메모했다.
모두들 돈을 벌고 싶다. 영향력을 가지고 싶다. 성공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돈과 영향력과 성공은, 남이 나에게 주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원하는 것을 주는 대상, '고객'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 인간은 늘 자기 위주로 세상을 봅니다. 내 입장만 생각하니 벌기보다 쓰는 쪽에 가까워집니다. 내가 보고, 듣고, 말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면 안 됩니다. 다른 사람에게 돈을 벌어올 기회를 막는 겁니다.
(...) 내 눈에 보기 좋은 것을 생각하지 마세요. 타인의 눈은 어떻게 좋고 싫음을 구분하는지 봐야 합니다. 내가 듣고 싶은 달콤한 말을 찾지 마세요. 남들이 불만족과 결핍과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들어야 합니다. 입은 내 자랑하는 데 써선 안 됩니다. 물음표를 항상 달고 있어야 합니다. 상대가 무엇이 부족하고 두려운지 질문해야 합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자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성경 구절을 알려준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태복음 7:12)
순간 멍해졌다. 너무나 상식적이고 당연한 말이다. 그런데 뭔가 새로웠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돈을 벌고 싶다'는 욕망에 초점을 맞추고, 이걸 어떻게 하면 해결할까?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돈은 누군가의 시간이다.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준다. 그러면 그 사람도 나중에 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주겠다는 증표를 준다. 그게 돈의 시작이다. '돈을 버는 것'은 남의 욕구를 풀어주는 데서 온다. 내 욕구를 푸는 건 '소비'다.
여태까지 나의 고민은 항상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나는 무엇을 잘할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였다.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고민하다 떠오른 거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그러니까 돈을 벌어야겠다는 흐름이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남들의 불편과 결핍에 대해서 진심으로 깊은 관심을 보인 적이 별로 없다.
하지만 진짜 돈을 벌고 싶으면 관점을 바꿔야 한다. 물론 돈을 버는 건 내가 쓰고 싶으니까 버는 거다. 하지만 돈을 버는 방법을 알고 싶으면 내 중심으로 맞춰진 눈, 귀, 입,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누구나 다 대접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우리는 나를 대접해주는 사람에게 찾아간다. 그 사람에게 돈을 주고, 존경을 주고, 명성을 준다.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이 원칙을 명심해야겠다는 생각이 확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