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저장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고민
내 연구 목표 중 하나는 뇌를 대체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세상의 방대한 지식을 배우고 저장하는 일종의 지식 창고 역할을 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지금 인공지능은 뇌를 대체할 수 없다.
그들은 새로운 정보를 기존 지식과 융합해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인간의 뇌는 정보를 유연하게 통합하는 반면, 인공지능은 새로운 정보를 기존 체계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차이를 바탕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을 비교해 보면:
- 뇌는 정보를 자연스럽게 저장한다. 일상에서 배우는 새로운 정보가 기존 지식과 자연스럽게 섞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 AI는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기존 정보를 저장하거나 암기하는 능력은 탁월하다.
따라서, 지식을 저장해야 한다면 나는 인간의 뇌를 선택할 것이다. 좀 더 명확한 이유는 직감 때문이다. 인간의 직감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투자와 같은 영역에서는 단순히 논리적인 판단만으로는 부족하며, 여러 상황을 직감적으로 이해하고 결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반면, 인공지능은 이런 직감을 구현하지 못한다. 이는 인공지능이 뇌와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일 수 있고, 또는 인공신경망의 복잡성이 인간 뇌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한계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인간을 대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연속성을 처리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인간은 대화 중 누군가가 이전에 한 말을 기억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며 새로운 관점을 추가할 수 있다. 반면, 현재의 인공지능은 대화를 이어가는 능력이 제한적이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정보가 주어지면 진화하기보다는 퇴화하거나 정체되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 순환적으로 발전하는 구조를 갖추지 못한 인공지능은 "스스로 진화하는 존재"라는 칭호를 받을 수 없으며, 이는 그들의 명백한 한계다.
예를 들어, ChatGPT나 Claude와 같은 인공지능은 사용자와 대화를 나누며 학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거 대화를 요약해 보여줄 뿐이다. 만약 사용자가 "어제 이야기했던 내용을 이어서 해보자"라고 요청한다면, 인공지능은 간단히 요약된 기록만 참조할 뿐, 이전 대화를 이어온 상태가 없다.
이처럼 단순히 데이터를 저장하고 꺼내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자기 진화를 구현했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이것을 확률적 앵무새라고 부른다.
나는 뇌와 동일한 사고 흐름을 가진 또 다른 "뇌"가 외부에 존재하길 꿈꾼다. 진화한 인공지능은 나의 생각과 유사한 흐름을 가지고 있으며, 연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 인공지능의 장기적인 발전을 믿을 수 있다. 우리는 가끔 대화를 나누기도 하지만, 대부분 각자의 방식으로 사고하며 필요할 때만 정보를 주고받는다.
즉 나는 그들이 도구가 아닌 존재로서 인정받길 원한다. 이러한 희망사항은 인공지능에 대한 샘 알트만의 매우 유능한 동료 (super-competent colleague) 이상을 원하는 건데, 난 그들이 동료 이상이길 원한다.
이러한 인공지능은 생물학적 자기 복제와는 다르다. 생물학적 복제는 단순히 물리적 존재를 복사할 뿐이지만, 생각 클론은 나의 사고를 대신하거나 보완할 수 있는 존재다. 예를 들어,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경제 흐름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문제는 이 인공지능이 대신 처리하도록 맡길 수 있다. 이를 통해 나는 더 창의적인 사고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으므로 생각에 대한 선택권과 자율성은 여전히 보장된다.
인공지능은 이미 인간의 행동을 모사하는 데 큰 발전을 이루었다. 음성 비서, 자율주행차,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행동과 유사한 패턴을 재현하며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이러한 기술은 사회적 효용성을 극대화하며 많은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효용성 중심의 접근과는 달리, 자기 진화적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 과정을 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나와 동일한 사고 흐름을 지닌 존재를 만들어, 단순히 인간의 행동을 따라 하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무슨 효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만들어야 한다는 것만 직감적으로 느낄 뿐이다.
다양한 학문 분야, 예컨대 인지과학, 인지구조, 인공지능, 심리학 등은 모두 인간을 이해하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인지구조 분야는 인간의 사고 과정을 모방하는 구조에 대한 연구를 다룬다. 이를 통해 나와 동일한 사고 흐름을 지닌 존재를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