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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남자 Jul 23. 2020

회식(會食) 즐거우세요?

서로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회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40살... 7월의 오늘 하루는 덥지도 너무 습하지도 않은 나쁘지 않은. 아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날씨였다. 드문드문 보이는 구름 한 점과 살랑살랑 부는 여름의 초입을 알려주는 바람소리가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요즘은 회식이 잦았다. 인사발령이라는 빅 이벤트에 동료들과의 아쉬움을 달래며 소주 한잔을 기울이기도 했고, 점심을 먹으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직장문화에서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이며, 조직을 뭉치게 하는 또는 조직 내 떠도는 풍문에 대해 사실관계를 따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그 누군가에게는 서열문화에 의해 옆에 같이 앉기도 싫은 사람과 함께 좋지도 않으면서 좋은 척하며 시간을 버려야 하는 스트레스의 장이 되는 역기능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회초년생 때의 회식은 주변의 눈치와 평판 때문에 싫은 내색을 하지 못하고 끌려가는 곳이었다. 이후 아저씨들의 '나 때는 말이야'라고 시작하는 매번 똑같은 내용의 이야깃거리를 들으며 마치 오늘이 처음이라는 듯 고개를 끄떡이며 맞장구를 쳤었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연차가 쌓이면서 어느새 맞장구는 치되 가끔씩 호응을 하는 모습으로 바뀌었고 또다시 이 시기가 지나면서 음식을 먹다가 순간순간 왜 지난번에 한이야기를 또 하냐고 구박을 주는 연차와 연륜이 쌓이게 된다. 그렇게 회식이라는 하나의 업무에 조금씩 적응해 가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회식을 즐기는 모습과 혹은 필요한 자리가 아니라면 굳이 참석치 않는 과정을 겪으면서  '이제 나도 고인 물 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윗사람과의 함께하는 회식도 눈치를 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눈치를 보지 않는다는 해석보다는 알아서 눈치껏 할 말을 하고 낄자리와 누울 자리를 선별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회식자리가 줄어들었고 회식을 해도 소규모로 삼삼오오 하는 회식으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 누군가에게는 힘든 자리가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사람은 각자의 생각과 모습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무의미한듯하다. 단지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나라 사회가 요구하는 조직문화가 있는 가운데 그 조직문화에 적응을 해나가는 사람도 있고 못하는 사람도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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