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기지개를 켜다.
삐걱삐걱
오래되거나 녹슨 철문을 열 때면 잘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 나는 소리는 듣기가 과히 좋지 않은 법이다. 몸과 마음도 마찬가지 인 듯하다. 아무리 손에 익었던 일이라고 한들 한 동안 손을 놓고 있었던 차이기에 쉽게 적응하기는 힘들지 싶다.
개인 사정으로 업무를 1년 조금 넘게 쉬었다가 다시 일터로 돌아왔고 또 근무지를 변경해서 출근을 한 경우라서 그런지 여기저기서 삐걱대는 소리가 났다.
남들에게 들리지는 않지만 혼자만 들을 수 있는 몸과 마음에서 들리는 삐걱대는 소리와 '나는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 아니지'라고 자신했던 스스로의 생각에 삭선을 그은지는 벌써 한참 되었다.
'나도 스트레스에 민감하구나' 라며 다시 써 내려가는 수첩 한쪽을 보며 웃픈 웃음이 지어진다. 결리는 목덜미와 어깨를 주무르며 혼란스러운 정신을 부여잡고 있을 뿐이다.
다행히 주변의 좋은 사람들 덕분에 혼란스러운 정신을 부여잡고 있는 듯하다. 아메리카노의 쌀쌀함에 정신을 부여잡고 묵직한 무언가가 느껴지는 머릿속의 스트레스를 달달한 커피믹스의 힘을 빌어 날려버리며 버티고 버티련다.
지금 나보다 힘든 사람들은 부지기수(不知其數)이기에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 마땅하리라. 서늘하게 느껴지는 바람이 어느덧 따듯한 햇살로 변하는 만큼 내 일도 금방 적응하리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