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욕심일까요?
어느덧 중학생이 된 아이가 첫 시험(중간고사)을 보고 이제 2번째 시험(기말고사)을 보았다. 학교에서 같은 학년의 모든 학생이 시험이라는 것을 친다는 것에 많이 긴장을 한 모습을 보니 이제 고생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시험을 앞둔 2주 전, 조금은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마도 분명 개인차가 있으리라. 시험을 보는데 시험을 대비하는 계획이 없었다. 시험을 보기 전에 과목별로 어떻게 학습을 하고 어떻게 준비를 할 것인지 그리고 일자별 계획이나 본인의 학습 스타일에 따른 여러 가지 학습방법이 있으리라고 미리 짐작을 했었건만 그저 학원 문제집만을 풀고 있는 모습을 보니 당황스러웠다.
"학습계획 없어? 시험을 준비하는 계획 같은 거 말이야?"
"학원에서 알려주는 데로 그냥 하는 건데?"
순산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너무 무심했구나. 초등학교까지는 일일이 문제집을 풀게 하고 문제풀이를 같이 하는 시간을 매일 가졌더랬다. 중학교 이후 스스로 해야 한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신경을 쓰지 못해 학원을 보낸 것이 큰 실수인 듯했다. 그랬다. 귀찮았다. 그래서 학원에 맡겼더랬다.
모든 것을 학원에 맡겨둔 체 숙제를 내주면 숙제를 하고 학교 시험 준비를 하라고 하면 시험 준비를 하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었던 듯했다. 그저 시킨 대로만 하는 습관을 들게 한 것이다.
공부를 아니 시험에 성적을 잘 받든 받지 못하든 이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맡겨둔 체 생각을 하지 않고 행동하고 또 그것을 자연스럽게 문제의식 없이 지낸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 모두 부모인 내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를 안 한다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준비하는 법을 모른다.' 고 하는 표현이 맞는듯했다. 우리는 '시험을 잘 봐라!', '성적이 좋아야 한다.'라고 만 했지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어떻게 다 신경을 써야 하나 알아서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맞다. 그런데 말이다. 이 아이는 '준비'라는 것을 를 해본 적이 없는 것이다. 시험에 대한 것을 말이다. 생각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다.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부모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었던 기회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학원이 올바른 길일까? 학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나의 판단일까 아니면 아이의 판단일까? 호되게 혼을 냈다. 계획도 없이 시험 준비를 하는 게 어디 있냐며 말이다.
또한,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학원... 강사들(※강사를 비하하는 말이 아니다. 내가 아닌 타인을 의미하는 뜻이다.)에게 맡겨 놓으면 잘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들! 유명한 강사면 안심이 될 줄 알았던 내게 이는 고민거리를 안겨주었다. 과연 학원이 필요한 것인가? 과연 학원 없이 이 아이가 잘할 수 있을까?
막상 물어보면 본인도 불안한지 학원을 다녀야겠다고 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이 험한 세상에서 혼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더 부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고민해본다.
한 선배가 아들과 언쟁을 하면서 이야기했다고 하는 말이 생각이 난다.
아들아! 나도 네가 처음이야. 부모가 처음이라서 그래!
그렇다. 나도 처음이었다. 자식을 키우는 것이 처음이고 학부모가 되어 이들을 인도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모든 것이 첫 경험인 이 순간 내가 그리고 내 아이들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본다. 정답을 모르지만 이 길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화가 필요한 것 같다. 어떤 길이 맞는지 고민에 고민을 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