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어떻게 오는지 알아?

by 오마이줄리안

엄마 비가 어떻게 오는지 알아?

글쎄. 비가 어떻게 와?

구름이, 엄마가 없어서, 울어서 눈물이 흘러서 그래. cloud, crying.


구름이 울어서 비가 온다는 말은 선생님이 해준 말이고, 중간에 "엄마가 없어서"라는 말은 본인이 넣었다.


구름이 왜 엄마가 없어? 그럴 리가

엄마가 마트에 가서 그래서 엄마가 없는 거야 그래서 구름이 운 거지.


아이가 "엄마가 없을 때" 느끼는 슬픔은 자기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낀 감정 중 가장 심리적으로 공포스럽고 슬픈 순간이었던 것이다. 구름이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순간에 아이는 엄마의 부재를 떠올렸다. 우리 아이가 생각하는 울음의 순간은 엄마가 없을 때였나 보다.


그러고 보면 아이는 엄마가 보이지 않을 때 심지어 집에서 다른 방에 있을 때조차 울곤 했는데, 내가 아이만 잠시 두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아이를 한시도 눈을 떼지 말고 봐야 한다는데, 나에게 그것만큼 힘든 일이 없었다. 특히 시간을 동시에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나는, 아이를 눈으로 보고만 있어도 되는 시간이 다른 일을 하지 못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고, 아이를 혼자 두고 잠시 쓰레기를 버리고 온다든지, 자는 아이를 두고 마트에 잠깐 다녀온다든지(진짜 잠깐) 등 아이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행동을 자주 했다. 아이 입장에서 엄마가 보이지 않을 때 얼마나 공포스러울지 상상하기 어렵겠지만-그것은 생명에 위협일 것이다- 어른인 나는 그 공포에 공감하지 못했고, 오로지 내 생활의 루틴을 위해 시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아이를 두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다녔다. "엄마 금방 다녀올게"라는 말을 남겼지만, 아이가 알아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엄마가 잘못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돌보는 누구나 사람이기에 한시라도 아이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주문은 진정 가혹하고 불가능한 것이다.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세상 누구도 완벽하게 그러하지 못하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도 인간이고 살아온 삶이 있고 생각이 있는데, 그 인생을 둘째치고 데굴데굴 굴러다니는 아이만 바라보고 있으라니. 이 세상 육아맘들을 우울증의 나락으로 떠미는 것은 이런 식의 불가능한 교육학적 주문들과 자책감이다.


오히려 어찌하여 인간의 새끼들은 어찌하여 태어나면서부터 10년 20년이 다 되어가도록 부모의 돌봄이 없이는 안전하지 못하는가? 이런 인간의 생태학적인 점이 엄마로서 억울하다. 이 억울함은 온전히 자식의 부모가 지게 되니 부모됨이 힘든 것이다. 인류의 진화는 진정 여기서 끝날 것인지, 좀더 효율적이고 강한 동물로 진화할 수 없는 것인지? 뇌만 진화하지 말고 신체와 발달과정도 진화해야하지 않겠는가! 하고, 인간 DNA를 향해 소용없는 울부짖음을 해본다.


아이가 엄마의 부재를 말할 때, 엄마인 내 머릿속에는 내가 병에 걸려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갑자기 스쳤다. 암이라는, 아직 인류가 장악하지 못한 질병을 경험한 나는, 언제든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순간순간 떠올리며 식은땀을 흘린다. 암 치료를 할 때 아이는 1살이었고,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암환자인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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