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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오빵 Sep 11. 2020

짤막한 주식in - 대림산업 기업분할, 과연 호재인가?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표명된 투자의견 해석하기

한국거래소(KRX)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대림산업(000210)이 어제(2020년 9월 10일) 장 종료 직후,

주요사항보고서(회사분할결정) 공시를 통해 사업부별 회사분할 및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물론 대림산업의 분할 이슈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고,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다음날인 오늘(2020년 9월 11일) 건설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상반된(?) 의견들이 쏟아지고, 대림산업의 주가가 폭락(-7~8%)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오늘 대림산업에 대해 다룬 리포트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오늘 대림산업에 대한 기업분석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목표주가 상향]


- 이베스트투자증권(김세련)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2만원 -> 14만원(+16.75) 상향

"분할로 히든 밸류에이션 부각, 주주환원정책 기대"


- 신영증권(박세라) | 투자의견 매수 | 목표주가 11만원 -> 14만원(+27.3%) 상향

"기업 지배구조 개편의 서막이 열렸다"


- 유진투자증권(김열매)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2.5만원(유지)

"기업 분할 및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발표"


- 메리츠증권(박형렬)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2만원(유지)

"변화는 재평가를 만든다"


- 현대차증권(성정환)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2만원(유지)

"대림산업 분할 공시 코멘트"


- DB투자증권(조윤호)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1.8만원(유지)

"소액주주 가치가 제고된 것인가?"


- 한화투자증권(송유림)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1.3만원(유지)

"분할 공시 코멘트"


- 유안타증권(김기룡)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1.1만원(유지)

"분할 결정, 지배력 강화와 화학 사업 확장 의지"


- 한국투자증권(김치호) | 투자의견 매수 | 목표주가 9.8만원 -> 11만원(+12.2%) 상향

"인적/물적 분할 공시: 모두가 기다리던 분할"


- KTB투자증권(라진성)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1만원(유지)

"복합기업 할인요인은 해소 가능하지만..."


- NH투자증권(이민재) | 투자의견 Buy | 목표주가 10.7만원(유지)

"대림그룹 지배구조 개편"


- 신한금융투자(김치호) | 투자의견 없음 | 목표주가 없음

"대림산업 분할 및 지배구조 변화 관련 코멘트"



[투자의견 하향]

- 교보증권(백광제) | 투자의견 Buy -> Hold | 목표주가 11만원(유지)

"분할은 중립적 이슈"



무려 13개 증권사에서 대림산업의 기업분할 공시에 대한 리포트를 쏟아냈습니다. 그만큼 대림산업이라는 회사가 국내에서 해당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주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 입니다.


1) 투자의견 : 투자의견을 증권사마다 체계가 조금씩 다르지만(위에 왜 BUY도 있고, Buy도 있는지 궁금하셨죠?), 크게는 BUY - HOLD - SELL, 즉 매수추천, 중립의견, 매도추천이 있습니다. 제가 예전에 글로도 썼지만, 한국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애널리스트가 SELL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수만 편의 리포트가 발간되었지만, '매도의견'을 표명한 리포트는 8개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한국 주식시장에서 실질적인 투자의견은 BUY와 HOLD만 있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근데, 사실 HOLD 리포트가 사실상 SELL 리포트의 역할을 하다보니...... 같은 이유로 HOLD 리포트도 SELL 리포트만큼은 아니지만 쉽게 의견을 표명하기 쉽진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 증권사 리포트는 BUY 의견 일색이라는 비난/비판이 매년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은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위 대림산업의 경우 교보증권에서 Buy->Hold로 의견을 하향했고, 이는 사실상 매도의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적어도 이 주식을 사면 안된다는 의견인 것이죠)


2) 목표주가 :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미래 실적(재무제표)을 3~5년 후까지 추정하고,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거나, 상대가치평가를 적용하여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주가, 즉 목표주가를 제시합니다. 증권사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은, 6~12개월 내에 달성될 것을 가정하고 목표주가를 발표합니다. 목표주가를 정할 때,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시장평균치, 즉 컨센서스(Consensus)를 참고하기 때문에 이미 다른 증권사에서 내놓은 목표주가를 크게 벗어나는 숫자를 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위 대림산업 리포트들을 봐도 알 수 있듯, 투자의견과 상관없이 목표주가는 10~14만원 내에서 제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또한 제가 페이스북에서 한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목표주가란 것은 형사재판에서 검사의 '구형량'과 같이, 애널리스트가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내놓은 '의견'을 숫자로 반영한 것이고, 결국 판사의 판결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가격과 항상 합치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맞추지 못할 목표주가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문할 수 있는데요? 저는, 목표주가의 변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목표주가는 이익추정치에 배수(Multiple)을 곱해서 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대로 수익추정모델을 만들어 업데이트 하는 경우라면 나름의 논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환율, 원자재가격, 인건비 수준, 금리 등등 다양한 외생변수들을 반영해서 움직입니다. 여기에 기업으로부터 전해들은 경영전략, 내부적인 방침, 경쟁사나 시장에서 확보된 데이터들을 추가합니다. 이렇게 산출된 미래추정이익에 배수를 곱하는데, 배수는 국내외 피어그룹(Peer group), 유사기업들의 시장가가 그들의 이익 또는 미래이익 대비 몇 배인지를 가져와서 적용합니다. 하지만, 배수란 것이 약간만 변동해도 그 결과값이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결국 배수에서 애널리스트의 주관이 크게 작용하게 됩니다. 피어그룹에 어떤 기업을 넣을지 선정하는 부분에서도 이미 커다란 주관이 작용할 여지가 생기는 것이지요. 따라서 목표주가는 그 숫자 자체의 의미보다는, 목표주가를 높이는지, 낮추는지를 가지고서 해당 애널리스트가 기업에 대해서 낙관적인 또는 부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근거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리포트 내용 :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만을 곧이곧대로 투자의사결정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결국은 왜? 그런 투자의견 변화, 목표주가의 변화가 생겼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리포트의 내용을 잘 읽어봐야 합니다. 보통 기업분석 리포트는 표지에는 전체 리포트의 내용을 한 페이지로 요약해서 담기 때문에, 표지에 리포트의 전체 요지가 담긴다고 보면 됩니다. 전체 리포트를 읽을 시간이 없다면 표지만 읽어봐도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표지에 제대로된 요약을 담지 못한 리포트는...... 퀄리티가 좋지 않은 리포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애널리스트의 의견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부분은 (개인적으로) 리포트의 제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편의 리포트가 시장에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시장에서 자신이 쓴 리포트가 많이 읽히기를 바라는 애널리스트라면 제목을 짓는데 정성을 쏟기 마련입니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의견을 많은 투자자들이 듣고, 투자의사결정에 활용하느냐가 결국 애널리스트의 시장 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위 대림산업 리포트들의 제목만 보고 '긍정적 의견'과 '부정적 의견'으로 나눠봤습니다. 어떤 사건, 공시 등이 발생하면 애널리스트들은 그 사건에 대해서 나름의 예단을 가지게 되고, 이는 제목으로 표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포트 제목이 단순히 '팩트'를 서술하고 있다면, 그 애널리스트는 해당 사건에 대해서 그다지 강한 의견을 가지고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림산업 기배구조 개변 분할 코멘트'라는 식으로 평이한 제목을 붙였다면 말이죠. 반면, "분할로 히든 밸류에이션 부각, 주주환원정책 기대"와 같이 긍정적인 내용과 함께 (자신의) 기대하는 바까지 표현했다면, 이는 시장에서 가격으로 반영되길 바라거나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물론 저는 위에 있는 대림산업의 모든 리포트를 읽어보진 않았기 때문에 해당 리포트가 그런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는 않았습니다. "분할은 중립적 이슈"라는 제목의 교보증권 리포트는...... 표현은 중립적이라고 썼지만, 투자의견을 꺾었기(애널리스트들이 많이 쓰는 표현) 때문에 사실상 부정적인 의견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림산업의 기업분할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했다가 애널리스트 리포트 읽는 법(?)으로 삼천포로 빠진 것 같습니다.


리포트 표지들만 흝어보면, 대림산업의 분할 이슈는 "(대주주 입장에서는) 경영효율화, 지배권 강화(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의 이득이 있고, 여러가지 다른 사업부가 한 회사에 섞여 있음으로써 그간 사업가치에 대한 평가를 정당하게 받지 못했던 것들을 별도 회사들로 쪼개서 정당한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그것을 다시 합친 지배기업(지주회사)의 기업가치(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니 호재다" 라는 다수 의견과 "소액주주(주식시장 투자자) 입장에서는 크게 좋을 것이 없다"는 소수의견으로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애널리스트들의 다수의견과는 다르게, 시장은 대림산업 분할 이슈에 대해서, 공시 후 첫 거래일인 오늘은 주가하락으로 의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몇몇 애널리스트들이 리포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후속적인 회사의 입장표명이 나온다면 또 주가의 향방은 변화될 것입니다. 


이번 대림산업 분할공시 이벤트와 같이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갈리는 이벤트가 있다면 또 글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써핀(SEARFin - Search + Finance)는 대중(Crowd) 투자자들이 전문투자자들과 차별받지 않고, 스스로 투자의사결정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와 내러티브 기반 투자정보 서비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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