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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오빵 Sep 25. 2020

짤막한 주식in-거래창구와 고유자산운용을 구분하자

증권사가 '매수' 리포트 내고 팔아치웠다는 무식한(?) 소리 그만하기

주식시장에 '주린이'라 불리우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진입이 크게 늘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돈'이 들어왔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일으키기도 하고, 또 '개미'들이 돈 잃을까봐 밤낮으로 걱정해주시는 일부 여의도 전문가들과 언론사들의 노파심이 높아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도대체 왜? 자기들이 걱정하는 건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투자는 자기책임이라는 원칙을 더 강하게 세워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에는 아주 오래된 오해들이 있습니다. 누구하나 적극적으로 나서서 오해를 풀어주지 않기도 하고, 또 새로운 투자자들이 끊임없이 들어오면서 기존의 오해를 답습하기도 합니다. 


오늘은 '증권사가 어떤 종목에 대해서 매수 의견을 내놓고선, 정작 자신들은 그 종목을 매도했다!'라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지겹게 접한 오해에 대한 글을 써보겠습니다.




1) A라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B라는 종목에 대해서 'BUY'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발표합니다. 매일 적게는 50여개에서 많게는 150여개의 종목분석 리포트가 발간되니,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죠.


2) HTS/MTS/WTS 등 증권사의 거래서비스에는 특정 종목에 대해서 거래주문을 많이 내놓은 상위증권사(거래창구)에 대한 현황을 실시간으로 제공합니다. 아래 그림같이 말이죠. 외국계증권사의 경우 더 강조표시 해놓는 경우도 있고요.


3) 만약 '미래에셋대우' 증권사에서 오늘? 또는 며칠 전에 B라는 종목에 대해서 'BUY' 의견을 담은 리포트를 냈는데, B라는 종목의 매도상위창구 리스트에 '미래에셋대우'가 등장한다면 또는 그와 반대로 매도리포트를 낸 '외국계증권사'의 이름이 매수상위창구에 이름을 올릴 경우, "지들은 사라고 하고 팔았다" 내지는 "지들은 팔라고 하고 샀다", "역시 증권사놈들은 믿을 수 없는 사기꾼이다"라고 이야기 하는 분들, 그런 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사실, 네이버증권 종목게시판 가면 거의 매일 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 오해를 풀어보겠습니다.


한 증권사 안에는 많은 업무영역들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라이선스를 기준으로 나눠보겠습니다. 


'투자중개업'은 남의 돈을 받아서 증권매매를 '중개'하는 업입니다. 우리가 증권사 계좌를 통해 매수/매도 주문을 내면, 증권사는 이 주문을 거래소로 보내 체결시키는 중개업무를 영위하면서 수수료를 벌어갑니다. 보통은 고객이 개인이냐 법인(기관투자자)이냐에 따라서 업무가 분장되어 있습니다.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곳을 리테일영업이라고 하고 법인/기관투자자를 상대하는 곳을 법인영업, Wholesale(홀세일)영업이라고 합니다.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들은 주로 법인영업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대부분 증권사 리서치센터 운영비용은 법인영업부서의 수익에서 지급되고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기관투자자 쪽 수익이 감소하고, 개인투자자 쪽 수익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애널리스트들이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유튜브방송에도 나오고 하는 것이지요.


'투자매매업'은 자기 돈으로 증권을 사고 팔아서 수익을 내는 업입니다. 증권사 자신의 고유자금을 운용하는 것이죠. 'A라는 증권사가 B라는 종목을 매도했다'라고 표현한다면, 그것은 고유자산운용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밖에도 증권사에는 다양한 업무영역이 있지만 생략하겠습니다.


자, 그렇다면 위 그림의 거래창구는 어떤 거래 내용을 표시한 것일까요? 눈치채셨겠지만, 투자중개로 인한 주문과 자기자산 운용을 위한 주문이 모두 섞여 있는 것입니다. 보통 증권사의 일 거래규모를 따져보면 고유자산 운용을 위한 주문량보다는 투자중개, 즉 고객이 낸 주문을 거래소로 전달시키는 중개주문의 규모가 훨씬 클 것입니다. 


따라서, HTS/MTS/WTS 등 거래시스템을 통해서 보여지는 거래상위창구의 숫자를 가지고, 특정 증권사가 리포트의 추천내용과 반대되는 거래를 했다라고 이야기할 순 없는 것입니다. 물론, 주로 법인영업을 지원하는 리서치센터의 종목추천과 고유자산을 운용하는 트레이딩부서가 서로 반대방향으로 매매하는 경우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겁니다.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와 트레이딩부서는 원칙적으로 상호간 정보공유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이를 차이니스월(Chiness Wall)이라고 하죠. 리서치센터에서 특정 방향으로 종목을 추천하는 경우, 반대방향으로 고유자산 운용을 하는 것은, 중간에서 준법감시를 수행하는 컴플라이언스 부서의 통제를 받게 됩니다. 즉, 매수의견을 낸 종목이 있다면, 고유자산에서 해당 종목의 매도를 몇일 동안은 불가능하게 막는 절차들이 있습니다. 이를 어길 경우에는 당연히 내부 징계 및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됩니다. 오해하시는 분들이 말하듯, 그런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일상적으로 행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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