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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첫째와 신생아 둘째의 만남.

아빠 아니야! 엄마가 안아줘.

by 김창근

둘째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둘째가.




마음에 있던 응어리가 풀린 느낌이었다.

와이프가 고생을 많이 했다. 남편으로서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 마음 그리고 앞으로 더 헌신을 하겠다는 다짐이 생긴다.

정말 감사한 순간이고 선물 같은 순간이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는 보통 사이들이 좋은가? 를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

부모님이 하기에 따른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왜 첫째는 사랑을 뺏긴다고 생각을 하는가에 대해서 글을 남겨본다.




아빠는 싫어, 엄마가 안아줘.


엄마가 9박 10일을 조리원에서 보냈다. 그 기간 동안은 첫째와 아빠가 보낼 수밖에 없다.

와이프는 조리원에 가기 전, 제왕절개 수술을 하여 4일간 입원한 동안은 장모님께서 아이를 봐주셨다.

참 다행인 게 장모님과 첫째 아이는 아무 별 탈 없이 잘 있는다. (이건 내 생각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장모님이 첫째 아이의 모든 면을 다 맞춰주고 있었다)




와이프가 조리원에 가는 순간, 첫째 아이와 함께 보낸다는 순간을 만끽하려고 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딸과의 낭만은 어디 가고…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 아이의 모습에서 안쓰러움이 컸다.

그러다 보니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건, 잘 놀아주고 잘 맞춰주는 것 밖에 없었다.




아이와 10일을 어떻게든 잘 보내서, 엄마를 처음 만나는 순간… 아이는 감정은 복잡했던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바빴다.

그리고 집에 가서 둘째를 처음 맞이한 순간 의외의 반응이었다.

“아가~ 너무 귀여워. 사랑해”




이 순간은 내 평생 잊지 못하는 순간이다.

첫째 아이가 둘째에게 그렇게 표현하는 건 예상치 못했거든.



첫째 아이와 둘째가 만난 첫날은… 기분이 너무 기쁜 나머지 동생의 울음소리, 먹는 모습, 자는 모습 등 관찰하고 예뻐해 주기 바빴다.

우리 부부는 첫째 아이가 외로움을 느끼지 않도록 평소대로 관심을 가져주려고 노력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둘째가 울거나, 딸꾹질을 하거나, 토를 해서 씻기는 과정에서 첫째는 자신의 사랑이 빼기는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와이프와 얘기하면서 첫째에게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점점 이 감정은 커질 것 같다고 한다.

아빠로서 아이에게 가서 표현을 해주려고 하면, 오히려 엄마가 아니면 안 된다 한다.




첫째의 마음은 어떨까?


첫째의 마음을 생각해 볼까?

독차지받았던 그 사랑이 분해되어, 그 파편이 오히려 상처가 되는 건 아닐까?

정신없는 부모, 그리고 소외되어 가는 나.



생각만 해도… 마음이 짠하다.



부모가 첫째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다.

‘더 사랑을 주기’ 밖에 없는 것 같다.



와이프도 둘째가 필요로 하는 시간 외는 첫째에게 모두 관심을 갖는다.

책 읽어주고, 놀아주고, 사랑해 주고.



아직은 둘째가 한 달도 되지 않아 계속 지켜봐야겠지만.

부모가 첫째 위주로 돌아간다는 얘기가 이해가 된다.

“첫째가 행복해야 집안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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