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첫 번째 나타우

(2) 20시간의 비행

by INNA

나타우(Natal), 그의 고향.


크리스마스 (2).jpg


브라질의 도시들은 저마다 예쁜 뜻을 지니고 있다.

나타우(Natal)의 뜻은 '크리스마스'.

이름도 의미도 생소한 브라질의 그 작은 도시는 체크인 수속을 돕는 승무원조차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도시이다.




나타우로 가는 여정이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4개의 비행기를 갈아타고 꼬박 20시간이 넘는 비행을 감당해야 했으니까.

(대한민국에서 가는 편은 더하다. 편도만 해도 평균 30시간 이상이 걸린다.)


그의 도시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었다.

‘샌프란시스코 → LA → 리마(페루) → 상파울루'를 거쳐 브라질 국내선을 타고 4시간가량을 날아야 비로소 나타우의 하늘을 볼 수 있다.


미국을 넘어 남미 영토에 도착할수록 점점 아시아인을 볼 수가 없다.

생소한 언어가 귓가를 어지럽힌다.

표지판을 몇 번을 봐도 제대로 가고 있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공포감은 상파울루 공항에서 극에 달했다.


드디어 브라질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한숨을 한번 내쉬고, 국내선을 기다리는 동안 공항 내 스타벅스로 조심스럽게 들어갔다. 미리 찾아본 '아이스커피 한 잔 주세요.'라는 의미의 포르투갈어 표현을 더듬더듬 읽는다.


분주해 보이는 직원이 눈썹을 치켜뜨고 대답한다.

"como é?"


그럼 그렇지, 역시 못 알아듣는다.

당당히 번역기 화면을 점원에게 보여준다.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그렇게 아이스커피와 함께 스타벅스에서 달콤한 휴식을 만끽하려는 찰나, 노숙자 한 명이 들어온다.

순간 눈을 의심했다.

'여기 공항 아니야? 그것도 대도시 상파울루 국제공항.'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 그는 내 앞에 서서 알 수 없는 말을 한다.

정신이 아득해졌다. 아무 반응도 하지 못했다.


다행히 내가 포르투갈어를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챈 건지, 노숙자는 다른 곳으로 갔다. 공포에 질린 나는 휴식을 포기하고,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국내선 게이트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 브라질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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