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첫 번째 나타우

(5) 그의 어머니를 만났다

by INNA

나타우 공항에서 그녀를 처음 본 순간,

나는 그녀가 나의 '브라질 엄마'가 될 것이라는 걸 직감했다.

그녀는 수줍게 웃어 보였고, 내 마음은 따뜻하게 녹았다.




그녀는 내게 과분할 정도로 많은 것을 주었다.


나를 위해 방 한 칸을 기꺼이 내어주셨다.

처음 방에 들어섰을 때,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쾌적한 방 한쪽에는 아담한 화장대와 옷장, 수납장이 정교하게 짜여있었고,

핑크톤의 아기자기한 침구와 개인 화장실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공주가 된 기분이었다.


우리는 함께 네일샵에 가서 손톱과 발톱을 알록달록 물들였다.

브라질의 네일샵은 한국과는 또 다른 푸근한 매력이 있었다.

원하는 색깔을 골라 낯선 이들의 손길에 손과 발을 맡기며 누린 호사는 잊을 수 없다.


문득, 아들 둘만 키운 그녀가
딸이 생기면 함께 하고 싶었던 일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에게 브라질산 손바닥만 한 비키니를 선물로 받았다.

남자친구의 어머니와 비키니 쇼핑이라!

한국에서 온 내게는 다소 낯선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마치 나를 오래 알았던 사람처럼

수영복 가게에서 익숙하게 이것저것을 대보며,

무려 세 벌의 비키니와 스윔웨어를 통 크게 사주셨다.

그녀는 내게 브라질의 자유롭고 뜨거운 태양을 선물해 준 것이다.


브라질의 크리스마스를 선물해 주셨다.

우리는 피파(Pipa)*에 위치한 비치하우스에서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녀는 집 앞 거리에 지나다니는 모든 이를 알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날, 그녀를 따라 여러 상점들과 이웃들의 집을 지나다니며 온 동네의 따스한 미소들을 보았다.

그리고 어느새 식탁 위에는 브라질식 크리스마스 저녁 만찬이 가득 차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녀가 내게 선물한 것은 브라질 그 자체였던 것 같다.


누군지 모를 한국에서 온 아들의 여자친구를 위해

몇 달 전부터 방을 어떻게 꾸밀지 고민하고,

무엇을 선물할지, 어떤 시간을 보낼지, 어떤 요리를 해줄지,

계획했을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그때의 나는 참 무모하고 철이 없었다.

비행기 티켓과 조금의 여비만 가지고,

남자친구의 가족 집에서 두 달 가까이 머물 생각을 하다니...

거의 무전취식이나 다름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었다.

그녀는 어떻게 이리도 따뜻하고 사랑이 넘치는 존재일 수 있단 말인가.

아직도 나를 ‘Querida’**라고 불러주는 그녀의 사랑이,

내게는 너무나 놀랍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 기회를 빌어 그녀에게 무한한 사랑과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철없던 스물일곱 살의 나를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따뜻함은 제게는 더없이 큰 선물이었어요.

나의 브라질 엄마!


* 피파(Pipa)는 브라질 북동부 Rio Grande do Norte(히우 그란지 두 노르치) 주에 위치한 아름다운 해변 마을이다. 나타우로부터 약 85km 떨어져 있다.


**께리다(Querida)는 포르투갈어로 ‘소중한 사람’을 의미한다. 영어로는 ‘dear’에 상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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