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엄마와는 달라. 너도 크면 아빠 말을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서로의 다름에 매력을 느껴서 결혼까지 하게 된 것이겠지만 말이야.
처음에는 형과 너의 교육 문제로 많은 의견 다툼이 있었어. 아빠는 최대한 이것저것 많은 것을 경험시켜 보자고 했고, 엄마는 너희들이 원할 때 시키자고 했어.
영어학원 강사 생활을 오래 한 엄마는 '학원을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하는 소수를 위한 들러리'라고 생각을 했거든. 그 말에 아빠도 일정 부분 공감은 했지만, 그래도 여건이 되는 범위에서는 시켜주고 싶었거든.
아마도 아빠가 학창 시절에 많은 것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너희에게는 해주고 싶었던 마음 아닐까 싶기도 해. 그런데 아빠는 엄마의 뜻을 따르기로 했어. 너희가 어떻게 클지 결과를 모르는 상태에서 아빠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킬 수만은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야.
지금은 주양육자인 엄마의 의견을 전적으로 지지하고 따르고 있어. 엄마의 교육관에 반대하기보다는 아빠가 생각하는 교육관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거든.
엄마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아빠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해. 너와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아버지회에도 가입을 했고 말이야. 그리고 이렇게 너와의 등굣길에 동행하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고 있어.
너와 매일 동행하는 아빠를, 네 엄마는 내심 뿌듯해하는 것도 같아. 아빠가 입으로만 말만 하지 않고 너희를 사랑하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있으니 말이야.
엄마와 아빠는 결국 너희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러려면 엄마, 아빠가 먼저 행복한 모습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해.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때, '우리 가족은 참 화목했어. 아빠는 매일 내 등굣길에 따라나서주었고 말이야'라는 생각이 심어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할 수 있는 것'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아빠의 삶의 경험을 빗대어 너에게 제시해 줄게.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도 않을게. 여러 선택지가 있음을 알려주고, 결국 너의 선택을 존중하는 길을 열어줄게.
그것이 바로 아빠가 생각하는 권위야. 권위적인 아빠가 아니라 권위 있는 아빠가 되고 싶다.
사랑한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