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어젯밤, 아빠는 엄마와 너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 나누었단다.
요즘 너는 방 안에 들어가면 좀처럼 나오지 않지.
그래도 게임은 평일 20분, 주말 1시간으로 정한 약속을 잘 지켜주고 있어서 고마워.
그런데 문제는 유튜브야.
형과 너는 평일엔 유튜브를 보지 않고, 주말에만 1시간 보자고 약속했지.
거실에서 함께 보는 건 그나마 괜찮아. 엄마, 아빠가 어떤 영상을 보는지 알 수 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네 방에서 몰래 보고 있었던 건, 사실 아빠도 꽤 놀랐어.
방문을 열자마자 네가 마우스를 미친 듯이 클릭하며 "유튜브 안 봤어! 블로그 본 거야!” 하고 말했을 땐,
솔직히 웃기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단다.
아빠가 블로그를 하니까 너도 블로그 본다고 하면 괜찮을 줄 알았겠지?
그런데 말이야, 아빠가 걱정하는 건 ‘무엇을 봤느냐’보다 ‘어떻게 보고 있었느냐’야.
요즘은 유튜브에도 어린이에게 적절하지 않은 영상들이 너무 많아.
아직은 그런 걸 스스로 걸러내기엔 네가 너무 어리다는 걸 아빠는 알거든.
그저 한 편, 두 편 보다 보면 밤 11시가 훌쩍 넘고, 그래서 아침마다 일어나는 게 너무 힘들어진 것 같아.
그래서 엄마와 상의해서 일단 네 방에 있던 노트북은 거실로 옮기기로 했어.
사실 그건 원래 엄마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네 방에 오래 있었더라. 아마도 프린터가 네 방에 있어서 그런 것 같아.
아빠는 너를 믿고 싶어. 그렇지만 믿는다는 것과 방임하는 것은 다른 이야기야.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라야 하거든.
아빠도 네 나이엔 부모님 몰래 뭘 하는 게 스릴 있었어. 그래서 그 마음 모르는 건 아니야.
하지만 부모가 되고 나니, 그 작은 ‘몰래’가 큰 걱정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알겠더라.
오늘 아침, 서로 말은 많이 없었지만 너는 여전히 아빠 손을 꼭 잡아주었지.
그 10분 동안의 따뜻한 온기, 아빠는 절대 잊지 못할 거야.
솔직히, 네가 미울 때도 많아. 혼내주고 싶을 때도 있고.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빠 손을 꼭 잡아주는 그런 너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우리는 지금 조금 어려운 파도를 지나고 있는 것뿐이야.
서로 손을 놓지 않고 있다면 분명히 잘 지나갈 수 있을 거야.
사랑한다,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