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나 이거 살래

취향의 존중

by 부산물고기


"재이야, 어떤 물통이 좋을까?"

"일단 한번 다 볼께~아빠"

"스파이더맨이나 공룡은 어떄?"

"아빠, 난 나비 할래! 이게 이쁜거 같아. 그렇지?"




아이는 물통을 보는 걸 좋아한다.

정확히 이야기하면

물통의 뚜껑을 열었다. 닫는 걸 좋아하는데-

(그게 뭐가 그리 재미있을까?)

아이가 좋아하던 물통을 한국에 놔두고 와-

새로운 물통을 사러 몇번이고 마트에 갔다.


이 물통, 저 물퉁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이건 안젤로꺼야. 이건 키미 꺼야.

이건 브라이언꺼랑 색깔만 달라"

라며 반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통도

하나 하나 이야기 해준다.

나는 스파이더맨, 블랙팬서,

공룡, 상어 물통등을 들어보이며

"이건 어떄?" 라고 연신 물어보면

아이는 그 물통을 받아들고

뚜껑을 열었다, 닫았다 몇번 반복하고

"이건 별로야"

라고 이야기 한다


그렇게 10여분쯤 모든 물통의 뚜껑을 열었다,닫았다

하던 아이는 나비가 여러마리 그려진 물통을 집어든다

"아빠, 난 이게 젤 이쁜거 같아. 이걸로 할래."

"재이야, 그것보단 스파이더맨 같은게 어때?"

"시러.난 이게 젤 좋아. 아빠도 이거 이쁘지?"

"그래! 좋아. 재이가 이쁘다고 생각하면 그걸 사야지!"


결국은 아이가 고른 나비가 여럿 그려진

소녀(?)취향의 물통을 든다.

앞으로 커가면서도

아이의 취향을 존중 해야 할때가

여러번 오게 될 것이다.

내 기준, 아내의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아이가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취향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언도 해줘야겠지.

때론 내 마음에도, 아내의 마음에도 안드는 것을

고르기도 하고, 또 우리와는 전혀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을텐데-


그럴 때마다 크게 위험하지 않거나,

혹은 크게 나쁘지 않은 것이라면-

아이의 취향을 존중하고,

아이의 선택을 지지 해주는

그런 부모가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재이야, 나비 물통 정말 이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네번째 주제를 마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