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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miss my dad

by 부산물고기

"I miss my dad"


아이를 데리러 가자, 선생님이 말씀을 해주신다

재이는 선생님한테 매일 와서

"I miss my dad" 라고 말한다고.


다른 아이들은 다들 마미를 보고 싶다고 하는데

재이는 매번 아빠를 보고 싶다고 해서-

선생님이 엄마는 안보고 싶냐고 물으면

다시

"I miss my dad" 라고 한단다




아마 아이가 정말 아빠만 보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

아이를 데려다 주는 일은 주로 엄마가,

아이를 데리고 오는 건 주로 아빠가 하니-

집에 가고 싶어서 그런거 같은데-


그래도 기분이 퍽 좋다




아내와 내가 같은 회사를 다니는 우리의 하루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일곱시 이십분쯤 집에서 나서-

아이를 데이케어에 데려다 준다

그리고 하루종일 열심히 일하고-

아이를 다섯시 이십분쯤- 픽업을 한다


그런데 아내는 종종 야근이 있어서,

내가 회사를 마치면 아이를 데리러 갔다가-

아이를 차에 태워 다시 회사에 가서

아내를 픽업 하곤 한다


이런 삶을 살다보니-

하루에 열시간 이상 데이케어에서 보내는 아이가,

데이케어에 가기 싫다고 하면-

맘이 아플텐데-

다행인지 몰라도, 요즘 아이는

빨리 학교에 가고 싶다고 한다.

내가 일찍 데리러 가는 날에는-

퐐커랑 놀고 있었는데

(왜 파커랑 퐐커 라고 하는지 잘모르겠다)

왜이렇게 일찍 데리러

왔냐고 타박을 주기도 한다.


예전에는 아빠가 오면, 활짝 웃으며 달려 왔는데

친구랑 놀고 있던 날엔 아빠가 두팔을 벌리고 있어도

뭔가 불만족 스런 얼굴로 오거나,

하이파이브도 해주지 않는다.


잘 적응 해주는 아이에게 고마우면서도,

또 아이랑 보내는 짧은 시간이 아쉬워

데이케어를 마친 아이와

해가 질때까지 공원에서

축구도 하고, 미끄럼도 탄다.

나는춥다

아이는 안춥다


그래도 활짝 웃으며-

깔깔깔 소리 내 웃으며-

공을 차며 달리가는 아이를 보니-


이 아이의 넓은 마음이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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