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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오늘은 어떤 주말을 보낼까?

by 부산물고기


"아빠, 오늘은 어떤 주말을 보낼까?"

"우리 재이는 뭐하고 싶어?"

"음.. 난 집에서 쉬고싶어"

"너- 레고하고 TV 보고 싶구나?"

"응.. "


사주를 봐주는 회사 형이 있다.

꽤 신통방통 해서 -

미국에 온 요즘도 형과 종종 통화를 하는데-

형이 말해주길-

재이는 밖에서 놀기를 싫어할꺼기 때문에

아빠가 자주 데리고 나가줘야 한다고 했다.


에이- 밖에서 노는걸 싫어하는 애가 어딨어요!

라고 했는데.

정말- 재이는 스스로 밖에서 놀자고

이야기 한적이

별로 없다.

첨엔 밖에서 놀자고 하다가도- 막상 주말이 되면-

집에서 TV를 보거나,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놀길 원하는데-

그럴때마다 온갖 번지르르한 말들로 아들을 유혹해

밖으로 아이를 끄집어 낸다.


생각해보면 - 나도 어릴 때- 항상 산에 가자고 하는

아빠에게 가기 싫다고 가기 싫다고 투덜 거렸는데-

아무튼 아이를 데리고 공원으로 나간다.

막상 공원으로 나가니 집에 가기 싫다고-

더 놀고 싶다고 - 계속

"아빠, 우리 더 놀자" 라고 말한다.


여름에는 호수고, 들이고, 바다고

밖에서 뛰어 놀아서 얼굴이 까무잡잡 해지고-

겨울엔 연신 코를 먹으며-

얼굴이 벌개질 때까지 노는 -

그런 건강하고 튼튼한 - 아이가 되길 바람으로-

오늘도 아이가 밖에서 노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하기 위해서

역쉬 고인물을 첨벙첨벙 밟아서 물을 튀기게 하는게 젤 재밌지

난 눈 밭을 뛰고, 일부로 넘어지기도 하고-

썰매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역시 아이와 함께 자라는건, 체력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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