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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쫌 땡기더라구

by 부산물고기

"아빠, 이거 봐봐요!"

"우와! 오늘은 토마토도 먹었네?!"

"응! 오늘은 토마토가 쫌 땡기더라구!"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의 도시락 싸기고


요즘 나의 가장 큰 행복은

말끔히 비워진 런치박스를

보는 것이다


아침에 아이 도시락을 싸면

아이는 잠에서 깨-

나에게 다가와

"오늘 점심은 뭐에요?"

하고 물어본다

아이에게 도시락을

보여주면 아이는

"맛있겠다!"

말한다

햄볶음밥 시리얼 키위 토마토

학교에 아이를 데리러 가면

아이는 가장 먼저 런치박스를

빨리 보라고 한다

차에 가서 보자고 해도,

지금 봐야한다며

기어코 런치박스를 열어 보여준다


몸에 좋은거 매기고

싶은게 부모맘이라고

매일 잘 안먹는 토마토를

두알씩 넣어주는데

오늘은 토마토까지

싹 다 비워서

도시락에 밥알 한톨 없다

아빠 사랑이 가득 담긴

도시락을 통해

아이의 마음 속으로

따뜻한 포만감이

전해졌기를


아들은 다 먹어서

자랑을 하고 싶었고

나는 다 비워진 도시락에

행복했던 하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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