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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물고기 Apr 27. 2023

선생님 미안해요

"재이 아버님이시죠?"


재이는 주말마다 한글학교를 간다.

한글 학교라고 하지만, 사실 세시간 동안

놀다오는건데..


오늘은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이 날 부른다

"재이 아버님이시죠?"

"네! 선생님. 매번 감사합니다"

"아, 오늘은 저희가 지구의 날이라서

지구의 날에 대해 공부 했거든요"

"네."

"그런데 재이가 갑자기 저한테

선생님 미안해요- 라고 하는거에요"

"네?!"

"그러더니 자기가 이번주에 비누를 낭비해서

지구를 아프게 한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하더라구요"


지난주에 재이가 샤워를 할 때-

비누를 네번이나 짠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때 재이야, 그러면 비누 낭비고,

그럼 지구가 아야야- 해.

라고 이야기 해줬는데-

지구의 날을 배우다보니-

그 날이 생각났나보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재이는 매번

내가 분리수거를 할 때 따라나서고

씻을 때도 비누를 낭비하려고 하지 않는다.

지구의 날을 제대로 배운 모양이다.

아이의 배움이 삶과 연결 되었으면 한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하기는 쉽지 않지만

지금 아이의 나이부터

앎과 행함을 일치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겠다

생각이 들었다.

지구가 아프면 안된다는걸 알았으니

함께 어떻게 하면 지구가 덜 아플까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하나 하나 직접 실천 해보게끔 해주어야겠다.


그렇게 작은 것 하나 하나 배우고 실천하고

삶에 적용하다 보면-

아이의 삶이 조금 더 따뜻해 지지 않을까

지금 지구가 아플까 걱정하며

실천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많이 알고 있지만, 정작 아이보다

많이 행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반성한다.


재이야, 우리 함께 지구를 지켜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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