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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물고기
Jun 09. 2023
아빠, 회사를 꼭 가야해?
"아빠, 회사를 꼭 가야해?"
"응. 아빠 돈 벌어야지"
"엄마도 회사 가서 벌자나"
"아빠도 벌어야지, 우리가 맛있는 것도 먹고
재이 장난감도 사고 하지"
"지금 집에 먹을 거 많자나"
"그럼 재이 이제 핫도그랑 햄버거랑
아이스크림 더 안먹어도 되?"
"아니.."
"그리고 재이 이제 새로운 장난감 안사도 되?"
"아니.. 근데 나 돈 500불 있자나, 그걸로 사면 되지"
아이는 학교에 가기 전에,
엄마 아빠랑 보내는 시간이 짧아 아쉬운지
회사를 꼭 가야만 하는지 묻는다.
그럴때면-
아이에게 회사를 왜 가야 하는지 설명 하기 보단
지금 가지고 있는 걸 못 가져도 되는지
되묻곤 했는데
글을 쓰며 생각해보니 잘못된 대답 방식인거 같다.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곳이 아니라,
삶의 보람과 발전을 얻는 곳이라
설명 했어야 했는데-
고작 아이를 설득 하기 위해 했던 말이
핫도그 못 먹어도 되는지,
아이스크림 못 먹어도 되는지 였다니
반성 하게 된다.
아무튼 아이는
엄마와 아빠 중 한명만 회사를 갔으면 한다.
아빠가 회사를 안다닐 땐,
학교에서 가장 먼저 집에 가는 아이였고,
또 매일 매일 아빠랑 산책도 하고-
태권도도 하고- 체조도 하고 했는데
이제는 학교에서 가장 오랫동안
남아 있는 아이가 되다보니-
매일 매일 하루 하루가 짧디 짧은가 보다
모든 친구가 한명, 한명 엄마 아빠 손잡고
집에 갈 때-
혼자 끝까지 교실에 남아 있을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이제는 엄마, 아빠가 마지막에 오는 걸 알고
"아빠, 2분만 더 일찍 오도록 노력은 해봐"
라고 말하는 우리 아들
그래도 한국에 있었으면
일주일에 몇번이고, 술 마시느라
아들의 잠드는 모습도 못 봤을텐데
그래도 이게 나은 삶이라
스스로 위로한다.
아들아, 오늘은 아빠가
땡! 하면 퇴근해서
눈썹 날리도록 빨리
데리러 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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