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3
아이의 데이케어를 바꿨다
새로운 데이케어에선
점심을 제공 해주지 않고
런치박스를 챙겨줘야 했다
잘되었다 생각했다
미국데이케어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사실 똥이다
엘러지가 워낙 다양해
성분표기가 명확한
깡통음식을 많이주고-
맛도 없는거 같다
아무튼 별로다
그래서 아이의 알림장 점심란에는
별로 안먹었음이
거의 매일이다
먹었다고 되어있는 날도
가끔 아이에게 물어보면
입만 대본 수준이다
아내가
출근전에 우리 도시락에
아이 도시락까지
귀찮지 않겠냐 물었는데
난 오히려 이제 그런 똥같은
음식에서 아이를 탈출
시켜줄 수 있을꺼 같아
기뻤다
사실 아이도시락이랑 우리 도시락이
메뉴가 같은 날엔 진짜 큰 문제가
없고- 메뉴가 다른 날엔
쫌 귀찮긴한데-
매일 아이가 아무것도
안먹었다 적혀 있는걸
보는 것보단 났다
월요일
햄볶음밥을 넣은 이쁜 오무라이스를
해주고 싶었는데
도시락통 크기 오류 및
계란 욕심으로
계란누더기오무라이스가
되었다
치즈와 파인베리(흰딸기)
감자볶음과 토마토
포도는 앞으로 싸오지 마란다
(아이들 권장 음식이 아니라나..)
화요일
돌돌이 햄치즈샌드위치
파인베리와 라즈베리와 스트로베리
토마토와 그레놀라
그리고 요거트
수요일
버터구이새우와 야채볶음밥
애플망고와 토마토
치즈와그레놀라
목요일
미트볼과 감자볶음
삶은계란과 식빵
키위망고토마토
금요일
소세지야채볶음밥
치즈와토마토
칸탈로프와그레놀라
그리고 요거트
까지
지금 다니는 데이케어 애들은
지난번 데이케어 애들보다
훨씬 큰 애들이 많다
다들 도시락을 잘 먹어서
그런가..
생각해보면 재이도
거의 1년 데이케어 다니면서
점심 먹은 날보다 안먹은 날이
훨씬 많았다
가끔 재이한테 물어보면
친구들도 거의 안묵는다고
하긴 했는데..
암튼
이번 한주 도시락 싸기가 끝났다
매일 깨끗히 비워져있는
도시락통을 보는게
또 하나의 행복이 되었다
면을 안먹는 아이라
매주 도시락 메뉴에 저녁 메뉴까지
고민이 늘었지만
아들이 잘먹으면
그걸로 됐지 뭐
중학생때까지 나도 도시락을
싸다녔는데
매일 아침 엄마가 싸주는
도시락은 언제나 나의 자랑이였고
친구들과 옹기종기 모여 앉아
노나먹는 그 재미가 있었는데
반을 돌아 다니며 반찬 노나먹는
그 재미도 있었고..
우리 아들도
아빠표 도시락 보면서
행복한 점심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