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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산물고기 Oct 20. 2023

미국에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영주권이 없을 때, 집에서 재이와 시간을 보낼 때도

재이의 등원과 하원은 내가 맡았다.

아내와 같이 회사를 다닐때도-

종종 야근을 하는 아내였기에-

등하원은 항상 내 담당 이였는데-


회사를 쉬고 있는 지금, 역시 

아이의 등하원은 내 몫이다. 


이제는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

킨더에 다니는 재이

다섯살 아이부터 초딩들까지 다니는 학교이기에

아침이면 학교 앞은 언제나 북적인다. 


미국 스쿨버스 감성


학기 시작 전, 

스쿨버스를 신청할지, 직접 픽드랍을 할지

선택을 하는데-

재이는 스쿨버스 보다 엄마아빠와 같이

학교를 가고 싶다고 하여 매일 픽드랍을 한다. 


학교에 갈 때는-

드라이브스루처럼 줄을 서서 아이를 

내려주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학교안에 

데려다 주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직접 주차장에 차를 데고-

아이를 학교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 방법이 있는데

처음엔 드라이브스루 라인을 이용하다,

뒷차들 생각에 너무 급히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게 아쉬워

요즘은 주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정문까지 아이와 함께 한다.



짧지만 아이 손을 잡고 정문 까지 가는 길에

아이와 나누는 대화와

정문 앞에서 아이를 꼭 안아주고-

머리에 뽀뽀를 해주며-


"재이야 오늘 하루도 

신나고 즐겁고 안전하게 보내"


라고 인사를 해주고,

아이가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언제 녀석이 저만큼 컸나 

생각도 든다. 


그러고 다른 부모들은 아이를 어떻게 

데려다주나 쳐다보면

대부분의 아빠나 엄마들이 

정문 앞에서 아이를 꼭 안아주고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적을 생각해보면-

걸어서 20-30분 걸리는 학교를 

매일 걸어다니며-

101동 앞에서 친구 한명과 만나고,

럭키아파트 1차 에서 또 만나고,

동원 아파트에서 또 만나고-

그러다가 친구가 안나오면 

공중전화에 가서

"안녕하세요. 누구 친구 누구인데요-

누구 일어났어요?" 하고 

전화하고 친구를 기다렸다-

깡통을 차며 등교 하곤 했는데-


그 모습과는 꽤 다른 미국의 등교 모습이지만

(한국도 요즘은 그러지 않겠지..)

아이에게 매일 아침 사랑한다 말하고,

아이가 학교라는 사회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걸 보고 있자면

이런 모습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아진다.


하원길에 아빠와 아이스크림


이제 나도 다시 일을 시작하면,

이토록 여유로운 아침은 없겠지만-

아무리 바쁜 나날이 이어져도

오늘 하루 녀석의 삶은 어땠을지-

녀석의 하루를 어땠을지- 


가장 궁금한건 나 일 것이다. 


학교가자, 재이야.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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