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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줍니다

by 부산물고기


영주권이 없을 때, 집에서 재이와 시간을 보낼 때도

재이의 등원과 하원은 내가 맡았다.

아내와 같이 회사를 다닐때도-

종종 야근을 하는 아내였기에-

등하원은 항상 내 담당 이였는데-


회사를 쉬고 있는 지금, 역시

아이의 등하원은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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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국의 공교육 시스템으로 들어가

킨더에 다니는 재이

다섯살 아이부터 초딩들까지 다니는 학교이기에

아침이면 학교 앞은 언제나 북적인다.


20231019%EF%BC%BF084439.jpg?type=w773 미국 스쿨버스 감성


학기 시작 전,

스쿨버스를 신청할지, 직접 픽드랍을 할지

선택을 하는데-

재이는 스쿨버스 보다 엄마아빠와 같이

학교를 가고 싶다고 하여 매일 픽드랍을 한다.


학교에 갈 때는-

드라이브스루처럼 줄을 서서 아이를

내려주면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학교안에

데려다 주는 방법이 있고,

아니면 직접 주차장에 차를 데고-

아이를 학교 입구까지 데려다 주는 방법이 있는데

처음엔 드라이브스루 라인을 이용하다,

뒷차들 생각에 너무 급히 아이와

헤어져야 하는게 아쉬워

요즘은 주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정문까지 아이와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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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아이 손을 잡고 정문 까지 가는 길에

아이와 나누는 대화와

정문 앞에서 아이를 꼭 안아주고-

머리에 뽀뽀를 해주며-


"재이야 오늘 하루도

신나고 즐겁고 안전하게 보내"


라고 인사를 해주고,

아이가 학교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언제 녀석이 저만큼 컸나

생각도 든다.


그러고 다른 부모들은 아이를 어떻게

데려다주나 쳐다보면

대부분의 아빠나 엄마들이

정문 앞에서 아이를 꼭 안아주고

아이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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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다닐적을 생각해보면-

걸어서 20-30분 걸리는 학교를

매일 걸어다니며-

101동 앞에서 친구 한명과 만나고,

럭키아파트 1차 에서 또 만나고,

동원 아파트에서 또 만나고-

그러다가 친구가 안나오면

공중전화에 가서

"안녕하세요. 누구 친구 누구인데요-

누구 일어났어요?" 하고

전화하고 친구를 기다렸다-

깡통을 차며 등교 하곤 했는데-


그 모습과는 꽤 다른 미국의 등교 모습이지만

(한국도 요즘은 그러지 않겠지..)

아이에게 매일 아침 사랑한다 말하고,

아이가 학교라는 사회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는걸 보고 있자면

이런 모습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아진다.


20231019%EF%BC%BF162738.jpg?type=w773 하원길에 아빠와 아이스크림


이제 나도 다시 일을 시작하면,

이토록 여유로운 아침은 없겠지만-

아무리 바쁜 나날이 이어져도

오늘 하루 녀석의 삶은 어땠을지-

녀석의 하루를 어땠을지-


가장 궁금한건 나 일 것이다.


학교가자, 재이야.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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