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좋은 친구인 아빠가 되고 싶었다

by 부산물고기


나는 너에게 때론 좋은 친구이고 싶다.

하지만 때론 난 너에게 엄한 아빠여야만 한다.


두 개의 역할이 참 다르지만,

둘 다 해야 하는게 나이다.


그런 나를 너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나는 너에게 좋은 친구인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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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올린 아이와 나의 사진에 지인들이 댓글을 단다.

'아빠와 정말 베프 같아'.


대부분의 아들 아빠는 아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고자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친구가 되기란 쉽지 않다.

바르지 못한 행동에 대해선 혼도 내야 하고,

또 가끔은 화도 내야 하는 입장에서-

때론 내 의견을 녀석의 삶에 투영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좋은 친구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오늘은 아빠도, 친구도 아닌 수레를 끄는 노비 혹은 소 혹은 말 이였다


미국으로 이주를 해 온 뒤, 주위를 둘러보면

아빠의 모델은 두 가지이다.

엄한 아빠, 친한 아빠.


욕심 같아선 둘 다 잘하고 싶다.

엄한 좋은 아빠 친구 (읭?!)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보내며

이 두 가지 역할 사이에서 항상 균형을 잡는 것이 쉽진 않다


아이가 하는 행동에 가끔은 가슴속 깊숙한 곳에서

뜨거운 것이 올라와

"요놈!!! 엉덩이 때찌 해야겠다!!!!"

라고 말하다가도..

"오구구 우리 아기, 아빠랑 공이나 차자!"

라고 말하기도 하고.


아무튼 아빠란 건 정말 힘든 일임에 틀림이 없다.



나이 먹어서도 녀석이,

아빠랑 잘 놀아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나도 더 노력해서

녀석에게 좋은 친구가 돼야지.


엄한 아빠와 친구 같은 아빠-

나는 그래도 우리 아이에게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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