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흑인 아저씨가 말을 걸어오셨다

'혐오'의 사회보단 '공감'의 사회로

by 부산물고기


나는 일리노이의 작은 서버번에 거주중이다.

이주를 한지는 1년반 정도가 되었다.



이곳은 초등학교 내 아시아인의 구성이

2~3% 정도 밖에 안되는,

정말 아시아인이 없는 지역이기도 하다.


처음 이주 했을 때, 걱정도 많았다.

미국 자체를 너무 모르고 왔으니까.

그래서 아내에게 '이사 왔는데, 떡이라도 돌려야 하나?'

우수갯 소리로 이야기를 했는데..


이사한지 며칠 후 이웃집들에서 이웃이 된걸

환영 한다며 화분도 사다 주시고,

정원 관리나 궁금한게 있으면 언제든 물어보라며

연락처가 담긴 편지도 주시고 갔다.

그래서.. 아 이곳도 다 사람 사는 곳이구나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곳만의 따뜻함이 좋았다.




얼마전 오랜만에 스포츠클럽에 나갔다.

코로나 이후로 안나가다가-

아이와 함께 수영도 할겸 해서 가게 되었다.


그런데 흑인 아저씨께서 와서 인사를 건넨다.


그러니까 작년에 마주칠때마다 가끔 인사를 건네는-

항상 이용하는 라커가 가까워서 마주칠 때면

인사만 했던 아저씨다.


1년만에 보니 반갑다. 아이가 정말 많이 컸다.

같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저씨께서 갑자기 '진심으로 미안해' 라고 하셨다.


내가. 읭?! 하고 쳐다보자-


최근 일어나는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

자기가 흑인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정말 마음 속 깊이 미안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본인들도 인종차별을 겪는 입장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본인도

무척이나 화가 난다고 말하였다.


몇번이나 나에게 미안하다고 말씀 하시는데..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몰라서

그저 그렇게 말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 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었다. (영어 실력이 짧은 것도.. 참 안타까웠다)





'혐오가 문화가 되는 것은 안된다'


아무쪼록 어느 한면만 바라보지 않고,

또 한 사례로 모든 것을 일반화 시키지 않으며-


'혐오' 보다는 '공감'이 문화가 되는 시대가 왔으면 한다.


그런 시대를 우리의 다음 세대가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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