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언제까지 안아줄 수 있을까

커 가는 너, 너를 안아주는 나

by 부산물고기

부쩍 자라는 아이를 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요즘.

가끔 아이가 안아 달라고,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하면.

'이제 재이는 많이 컸으니까, 안 안겨도 되는거야' 라고

말을 하곤 한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까지 이 아이를 번쩍 안아줄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녀석이 아빠에게 이렇게 달려와 안길까?'



생각해보고, 기억해보려 해도-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아빠의 품 속에서 안겨 잠들었는지,

내가 언제까지 아빠에게 안겨 돌아다니고, 엄마 등에 기대

잠들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아마 그건 아마 꽤 오래전,

내가 정말 정말 어렸을때 였겠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제 이 녀석이 이렇게 나에게 안아 달라고 조르고,

안겨 잠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거 같진 않다.


그런 생각이 들면,

안안아주겠다고 말한게 후회가 되어-

다시금 말을 고쳐-

'아빠가 우리 재이 번쩍! 들어줄께' 라고 말을 하고-

아이를 번쩍 들어 안은 후, 등을 토닥 토닥 두드려준다.



잠에서 깨면 언제나 안아 달라고 하는 아이.

그리고 아빠에게 안겨 계단을 내려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


혹시라도 조금 무서운 느낌이라도 들때면,

엄마보다 아빠에게 달려와 아빠 손을 꼬옥 잡으며

'아빠가 재이 지켜줘' 라고 말하는 아이.


아이를 조금 더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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