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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언제까지 안아줄 수 있을까
커 가는 너, 너를 안아주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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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물고기
Apr 6. 2021
부쩍 자라는 아이를 보며 시간의 흐름을 느끼는 요즘.
가끔 아이가 안아 달라고, 다리가 너무 아프다고 말하면.
'이제 재이는 많이 컸으니까, 안 안겨도 되는거야' 라고
말을 하곤 한다.
그러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내가 언제까지 이 아이를 번쩍 안아줄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녀석이 아빠에게 이렇게 달려와 안길까?'
생각해보고, 기억해보려 해도-
내가 언제 마지막으로 아빠의 품 속에서 안겨 잠들었는지,
내가 언제까지 아빠에게 안겨 돌아다니고, 엄마 등에 기대
잠들었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고보면 아마 그건 아마 꽤 오래전,
내가 정말 정말 어렸을때 였겠지.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제 이 녀석이 이렇게 나에게 안아 달라고 조르고,
안겨 잠드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거 같진 않다.
그런 생각이 들면,
안안아주겠다고 말한게 후회가 되어-
다시금 말을 고쳐-
'아빠가 우리 재이 번쩍! 들어줄께' 라고 말을 하고-
아이를 번쩍 들어 안은 후, 등을 토닥 토닥 두드려준다.
잠에서 깨면 언제나 안아 달라고 하는 아이.
그리고 아빠에게 안겨 계단을 내려가는 걸 좋아하는 아이.
혹시라도 조금 무서운 느낌이라도 들때면,
엄마보다 아빠에게 달려와 아빠 손을 꼬옥 잡으며
'아빠가 재이 지켜줘' 라고 말하는 아이.
아이를 조금 더 안아줘야지.
keyword
아빠
아이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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