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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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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물고기
May 13. 2021
내가 운동을 할 때면, 아이는 체육관에 딸린
아이들이 운동하는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운동할 때 아이가 시간을 보내던 곳. 더는 갈 수 없는 곳.
몇번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려서 경고를 받고,
1주일 이용금지, 2주일 이용금지를 받았다가-
결국 어제는 '앞으로 이용금지'를 먹었다.
매번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려,
리포트가 올때마다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그저 잘못된 행동이면, 잘 알아듣게 타이르면 되는데-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니-
언성이 높아지고, 처음엔 체벌도 하였다.
아빠랑 있을 땐.. 순한 맛, 아빠가 없으면 매운 맛
아이의 행동이 내 삶과 내 기분을 좌우하게 되었고,
아이가 잘못을 저지를때, 나의 기분은 겉잡을 수 없이
다운이 되거나 화가 나서-
다시 그 기분을 아이에게 분출 하였다.
그러다,
이건 아이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라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는 그저 말이 안통하는 이곳에서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다가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한번 스윽 건드려보거나,
혹은 장난감 통을 엎질렀던
것 뿐일텐데.
그게 그렇게 혼나야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아빠를 도와주는 착한 아들
그렇다고 나의 잘못도 아니다.
나 역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접고,
이곳에 와서 매일 매일 아이와 함께 고군분투하며-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 둘은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라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아이를 대하는 화도 조금은 가라 앉는다.
장난감 고르긴 힘들어
그러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안되니
다시 따끔하게 말해주고,
오늘부터는 오전에 함께 운동을 갈 수 없으니
가만히 방에 마주보고 앉아,
명상 음악을 틀어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나누려
시도한다. 요가도 시도한다.
'아빠 지루해요. 아빠, 이거 다음은 뭐할꺼에요?'
라고 말하는 아들을 앉혀 놓고 조용히 오전 시간을
보내는 꼴값을 떨어본다.
그래도 고함 지르지 않고, 체벌하지 않으니-
내 마음도 한결 편안하고, 아이에게도 덜 미안하다.
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다.
우린 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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