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다

by 부산물고기

내가 운동을 할 때면, 아이는 체육관에 딸린

아이들이 운동하는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내가 운동할 때 아이가 시간을 보내던 곳. 더는 갈 수 없는 곳.


몇번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려서 경고를 받고,

1주일 이용금지, 2주일 이용금지를 받았다가-

결국 어제는 '앞으로 이용금지'를 먹었다.


매번 아이가 다른 아이들을 툭툭 건드려,

리포트가 올때마다 얼마나 속이 상하던지-

그저 잘못된 행동이면, 잘 알아듣게 타이르면 되는데-

다른 아이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이라니-

언성이 높아지고, 처음엔 체벌도 하였다.


아빠랑 있을 땐.. 순한 맛, 아빠가 없으면 매운 맛


아이의 행동이 내 삶과 내 기분을 좌우하게 되었고,

아이가 잘못을 저지를때, 나의 기분은 겉잡을 수 없이

다운이 되거나 화가 나서-

다시 그 기분을 아이에게 분출 하였다.


그러다,

이건 아이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라 생각하게 되었다.


아이는 그저 말이 안통하는 이곳에서

다른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다가가고 싶었을 뿐인데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한번 스윽 건드려보거나,

혹은 장난감 통을 엎질렀던 것 뿐일텐데.

그게 그렇게 혼나야 할 일은 아닐 것이다.


아빠를 도와주는 착한 아들


그렇다고 나의 잘못도 아니다.

나 역시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을 접고,

이곳에 와서 매일 매일 아이와 함께 고군분투하며-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해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의 잘못도, 아이의 잘못도 아니다.

우리 둘은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라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지고,

아이를 대하는 화도 조금은 가라 앉는다.


장난감 고르긴 힘들어


그러나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안되니

다시 따끔하게 말해주고,


오늘부터는 오전에 함께 운동을 갈 수 없으니


가만히 방에 마주보고 앉아,

명상 음악을 틀어놓고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나누려

시도한다. 요가도 시도한다.


'아빠 지루해요. 아빠, 이거 다음은 뭐할꺼에요?'

라고 말하는 아들을 앉혀 놓고 조용히 오전 시간을

보내는 꼴값을 떨어본다.


그래도 고함 지르지 않고, 체벌하지 않으니-

내 마음도 한결 편안하고, 아이에게도 덜 미안하다.


너의 잘못도, 나의 잘못도 아니다.

우린 둘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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