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재이야, 자지 않아도 된단다.
by
부산물고기
Mar 29. 2022
"재이야 안자도 괜찮아"
"아빠, 몇미닛 남았어요?"
"응, 나인미닛 남았는데, 안자도 괜찮아.
집에가서 아빠랑 양치하고 천천히 자자"
... 쿨.. 쿨.. 쿨..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
시간이 꽤 늦어서 아이가 차에서 잠들었으면 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 잠들지 않으면,
또 침대에서 누워서 놀려고 하고, 이것 저것 해야 할 일들이
많아지고.. 그러다보면 평소 자는 시간과 비교해
아주 늦게 잠이 들꺼 같아서,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자연스레 아이가 잠들길 바랬는데..
아이는 도통 잘 생각을 하지 않고,
끊임없이 몇분 남았는지 물으며- 아빠와 대화를 시도한다.
예전 같으면 동네 몇바퀴 돌다보면 아이가 잠들었는데.
이젠 모든 길이 눈에 익으니
"어... 여긴 집으로 가는 길이 아닌데?"
라 하며 눈이 더 말똥 말똥 해진다
정말 안자도 된다고, 아빠랑 양치 하고 자자고 말하자마자
아이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2분도 채 지나지 않아
아이는 잠이 들었다.
그런 아이를 보니 웃음이 나왔고,
나의 어린 시절도 생각이 났다.
똑같이 가족과 외식을 하고 집에 갈 때면
억지로라도 잠이 들려고 하였다.
그냥 입안 가득 고기향이 가득한데-
잠도 조금 오는데-
집에 가서 양치 하고 자는게.. 그땐 그리 귀찮았다.
치과의사이신 아버지.. 양치에는 양보가 없으셨기에-
외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무조건
난 필사적으로 잠을 자야했다.
그렇게 자려고 애쓰다보면,
어느덧 잠이 들었고- 그러면 언제나-
아빠는 나를 번쩍 안아 집으로 가시거나-
아니면 자는 나를 깨우셔서 침대로 보내셨다.
뭐 물론 양치 때문에 그럴때도 있고-
때론 숙제를 안했을 때도 자는 척은 꽤 했던거 같다.
아무튼 곤히 잠든 아이를 들어, 침대에 눕히고 나니-
이젠 꽤- 더더더더욱 무거워져-
숨을 고르기 위해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곤히 잠든 아이 모습과,
어릴적 아빠의 품과-
어린 나의 모습이 기억이 나서 웃음이 나왔다.
아직도 내가 이 아이의 아빠라는게 신기하다.
keyword
아이
육아일기
아빠육아
9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부산물고기
소속
지구
나는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습니다. 한 여자와, 한 꼬마와 내가 함께 꿈꾸며 자라나는 이야기.
팔로워
52
팔로우
작가의 이전글
아빠는 이 노래 들으면 기분이 어때?
아빠, 아빠는 재이가 힘든거 알고있어?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