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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20. 2020

팀원에게 존댓말 써야할까? 아니면 반말?

편애하지 않는 팀장 되는 법

최근 박 팀장은 팀원들에게 말할 때 각별히 조심한다. 팀원들에게 편하게 반말을 하다 어디선가 요즘 젊은 직원들이 반말 듣는 걸 좋아하지 않는단 얘길 듣고는 조금씩 존댓말을 쓰기 시작했다.

 

얼마 전 사내 게시판에 옆 팀 팀장 어투를 지적하는 팀원의 글이 올라온 뒤로는 더더욱 존댓말을 사용하려 노력한다. "김 대리님, 보고서 다 되면 가져다 주세요" "최지원님, 식사 했어요?" 하는 식이다.

 


동료 팀장은 박 팀장을 보며 너무 사무적이고 말투에서부터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지적한다. 15살 이상 차이 나는 신입직원에게도 존댓말을 하는 박 팀장이 답답해보인다고. 오히려 존댓말을 듣는 신입사원이 더 불편할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냥 적당히 반말과 존댓말 섞어가며 얘기하면 되지 않아?"라고 조언을 했다.


물론 친한 팀원들에겐 편하게 말을 놓는다. 예전부터 함께 일하며 잘 아는 팀원들에겐 반말을 써도 부담이 없다. 오히려 존댓말을 쓰는 게 더 어색하다. 사무실에서 "김 대리, 보고서 빨리 가져와" "OO야 점심 맛있게 먹었어?" 등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고 받는다.


팀원들을 대할 때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전 팀원과 일대일 면담을 하다 박 팀장은 팀원들 사이에 팀장이 일부 팀원만 챙긴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박 팀장: 궁금한 거 있으면 와서 물어보고 그래요. 어려워하지 말고.

팀원 :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더라고요.

박 팀장: 김 대리처럼 부담 갖지 말고 제 자리로 와서 편히 얘기해요.

팀원: 아.. 그건 김 대리가 팀장님과 친하니까 그렇죠.


박 팀장은 면담 후 팀원의 마지막 말과 어색한 웃음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는데 괜히 자신이 팀 분위기를 망치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깊어졌다.



'존댓말이냐 반말이냐'보다는 일관성이 중요


임원과 리더를 코칭할 때 일대일 직원 인터뷰를 진행한다. 의외로 팀원들은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때 자주 듣게 되는 이야기 중 하나가 '편애' 문제다.


아이가 학교에 가면 선생님의 사랑을 더 많이 받고 싶어 하듯이, 팀원들도 기왕이면 팀장의 호감과 애정을 받길 원한다. 자신들의 업무 능력과 행동에 상관 없이 말이다. 그래서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팀원들은 팀장의 얼굴 표정,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보지 않는 것 같아도 팀장들이 팀원들을 보고 있듯, 팀원들도 팀장을 보고있다. 내가 좋아하진 않아도 팀장은 날 좋게 봐줬으면 하는 게 팀원들의 마음이다.

 

팀장이 다른 팀원에겐 친근하게 반말을 하면서 자신에겐 깍듯하게 대한다면 어떨까. '팀장이 나를 존중하는구나'라고 생각할리 없다. 팀장이 편애한다고 단정지을 것이다. 팀장의 속마음과 전혀 상관 없이 말이다.

 

편애는 팀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팀 내 위험 요소다. 편애하는 팀장과 팀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싶은 팀원은 없다. 협업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팀원들에게 반말을 해야 하나, 존댓말을 써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면 핵심이 그게 아님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조직 분위기와 팀원 성향에 맞게 둘 중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건 팀장이 누군가를 더 편하게 느끼고 있다는 단서를 공개적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팀원에게 통일된 방식으로 말해야 한다. 반말을 할거면 팀원 전체에게 하고, 존댓말을 할 거면 모두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

 

팀원들은 팀장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도 민감해 한다는 사실을 잊지말자. 리더는 조직이라는 무대 위에 서는 배우와 닮은 점이 있다.

 

팀과 팀원들의 사기를 위해 때때로 팀장 역할에 맞는 말과 행동을 의도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내 스타일이 원래 이렇게 어떻게 바꾸란거냐"고 고집을 부리다보면 누군가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고 결국 팀이 와해될 수 있다.


■ 필자 함규정 C&A Expert 대표, 성균관대 경영학부 겸임교수

■ 정리 인터비즈 박은애


미표기 이미지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함규정 박사는 지난 10년간 196개 기업의 임원과 팀장들을 코칭해 온 임원전담코치이자 리더십∙기업소통 전문가입니다. <팀장클럽> '감정탐구생활'에서 감정코칭 연재글을 더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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