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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l 27. 2020

'잘 못쓰면 무용지물인 데이터'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

경쟁 우위를 얻기 위해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 처리하는 방법

[HBR/하버드비즈니스리뷰] 경영자와 투자자 대다수는 고객 데이터 다루는 역량을 이용해 다른 이들이 따라잡을 수 있는 경쟁 우위를 얻을 수 있다고 여긴다.

 

고객이 많을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으며,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더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보다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한 관념은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잘 안 들어맞는다. 사람들은 데이터의 장점을 과대평가한다.


기술발전 덕분에 데이터 기반 학습이 과거에 얻을 수 있었던 고객 인사이트보다 훨씬 강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프로세스가 느리고 범위가 제한적이며, 규모를 확장하기 어려운 데이터 학습 모델을 활용하는 곳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실린 ’데이터로 경쟁우위를 창출하려면 꼭 필요한 7가지 질문’을 통해 알아보자.



1. 고객 데이터의 가치가 높은 영역에 속하는가?

출처 모바일아이 공식 홈페이지(mobileye.com)


가치가 높은 영역


모바일아이(Mobileye)는 자동차 충돌 방지, 차선 이탈 경고 등 첨단 운전자보조 시스템(ADAS : 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s)의 선두기업이다. 모바일아이의 시스템은 주로 자동차 제조업체에 판매돼 자동차 시스템에 통합되기 전 광범위한 테스트를 거친다

 

 ADAS에는 반드시 안전장치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테스트 결과 데이터는 정확도를 향상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모바일아이는 수십 개의 고객업체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ADAS의 정확도를 99.99%까지 높일 수 있었다.

 

이 데이터의 가치는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 하는 운전자(소비자)의 가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출처 삼성 홈페이지(samsung.com/sec/tvs/smart-tv)


가치가 낮은 영역


스마트TV 제조업체에 있어 고객 데이터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다. 일부 스마트TV 제조사들은 개인의 시청습관, 그리고 여러 다른 사용자들 사이의 인기도 등에 기반해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개인 맞춤형으로 추천해주는 소프트웨어가 포함된 TV를 선보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소비자들은 이런 추천 기능에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TV를 살 때 화면 크기, 화질, 사용 편의성, 내구성을 더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본다면, 스마트TV는 고객 데이터의 가치가 낮은 영역이다.



2. 데이터의 한계가치(marginal value)가 꾸준히 이어지는가?


* 데이터의 한계가치 : 추가적인 고객 데이터가 더 이상 회사의 제품, 서비스 가치를 향상시키지 못하는 시점


출처 구글(RDMD 검색 결과)


한계가치가 높게 지속되는 경우


매우 큰 고객 기반을 확보한 이후에도 고객 데이터 학습의 한계가치가 여전히 높게 지속되는 경우, 제품 및 서비스는 상당한 경쟁우위를 갖게 된다.

 

의료기업인 RDMD의 희귀질환 예측 시스템이나 바이두, 구글과 같은 온라인 검색엔진이 바로 그 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검색엔진 빙(Bing)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음에도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아성을 넘보지 못했다.

 

검색엔진과 질병예측시스템은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결과를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양의 사용자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한계가치가 빠르게 사라지는 경우


사용자 데이터의 한계가치가 빠르게 감소하는 비즈니스의 예는 스마트 온도조절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마트 온도조절기는 하루 동안 사용자의 온도 선호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학습하는 데 단 며칠이면 충분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데이터에 따른 경쟁우위가 크게 창출되지 못한다.

 

2014년 구글에 인수된 네스트(Nest)는 2011년 고객 행동에 대한 학습에 기반한 스마트 온도조절기를 처음으로 출시했지만, 현재는 에코비(Ecobee), 허니웰(Honeywell) 등 많은 경쟁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3. 데이터가 얼마나 빠르게 감가상각 되는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감가상각률이 낮은 경우


모바일아이가 여러 자동차 제조사들로부터 받아 지난 수년간 축적한 데이터는 현재 버전의 제품에서도 여전히 높은 가치를 지닌다. 구글이 수십 년간 수집한 검색엔진 데이터도 마찬가지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검색어에 대한 검색이 줄어들고 새로운 검색어에 대한 검색이 늘어나겠지만, 수년간의 과거 검색 데이터 기록은 오늘날 사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도 분명한 가치를 지닌다.

 

낮은 데이터의 감가상각률은 모바일아이와 구글 검색의 비즈니스 경쟁력이 매우 높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

 

출처 징가 공식홈페이지(zynga.com/games/farmville/)


감가상각률이 높은 경우


컴퓨터나 모바일용 캐주얼 소셜 게임에서는 사용자 데이터의 가치가 빠르게 감소한다.

 

2009년 게임개발업체인 징가(Zynga)가 ‘팜빌(FarmVille)’이라는 게임을 대히트 시키면서 캐주얼 소셜 게임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징가는 원래 게임 개발 시 사용자 데이터 분석에 크게 의존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한 게임에서 얻은 인사이트가 다음 게임에는 잘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캐주얼 소셜 게임은 유행을 많이 타며 사용자 선호도가 시간에 따라 금방 변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데이터 기반 경쟁우위를 구축하기 어려웠다.

  

결국 징가는 팜빌2, 시티빌 등 몇 차례 더 게임을 히트시킨 이후 더 이상 성공적인 새로운 게임을 선보이지 못했다. 2013년에는 사용자 기반이 거의 절반으로 감소했다.

 

결국 ‘클래시 오브 클랜(Clash of Clans)을 성공시킨 슈퍼셀(Supercell), ‘포트나이트(Fortnite)’를 히트시킨 에픽게임스(Epic Games)등 경쟁사들에 뒤쳐졌다.

 

징가의 시가총액은 2012년 134억 달러로 최고치에 도달했으나, 6년 뒤에는 40억 달러 이하로 감소했다.



4. 독점적인 데이터인가?


출처 아다비브 공식 홈페이지(adaviv.com)


대체재가 없는 독점적인 데이터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아다비브(Adaviv)는 농부들이 식물 하나하나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해주는 농작물 관리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AI, 컴퓨터 시각 소프트웨어, 그리고 독점 기술인 데이터 어노테이션(data-annotation) 기술을 사용해 병충해 조기 징후, 영양 부족 등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식물 생체정보를 추적한다.

 

그리고 데이터를 해석해 농부들이 병충해 발생을 예방하고 수확량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고객 수가 늘어날수록, 더욱 다양한 식물종, 재배조건, 기타 변수에 대해 시스템이 학습할 수 있다. 신규 및 기존 고객에게 보다 예측정확도가 높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기술 진보로 인해 고유한 독점 데이터의 경쟁우위가 저해되는 경우


과거에는 사용자가 자신의 목소리와 말하는 패턴을 소프트웨어가 이해할 수 있도록 학습시켜야 했다. 따라서 어느 한 사용자가 사용을 많이 할수록 소프트웨어 정확도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음성인식 소프트웨어 기업인 뉴앙스(Nuance)의 ‘드래곤(Dragon)’이라는 솔루션이 수년간 시장에서 지배적 입지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음성인식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이제 새로운 사용자의 목소리를 이해하는 데 학습이 전혀 필요하지 않거나 학습시간이 거의 걸리지 않게 됐다.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회사들이 전화 자동응답으로 이뤄지는 고객 서비스,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기록해 주는 서비스, 가상 도우미 등의 새로운 음성인식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게 됐다. 이에 따라 뉴앙스는 자신의 핵심시장에서 점차 많은 경쟁압력을 받게 됐다.



5. 데이터를 활용한 제품 개선 요인을 '따라하기'..얼마나 어려운가?


출처 구글지도(google.com/maps/)



모방하기 어려운 경우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판도라(Pandora)는 수백만 곡의 노래를 분류하는 고유 기술 ‘뮤직 게놈 프로젝트‘를 이용해 청취자의 선호에 따라 라디오 스테이션을 맞춰준다.

 

사용자가 라디오를 많이 들을수록, 그리고 특정 노래에 대해 ’좋아요‘ 또는 ’싫어요‘라고 평가를 많이 할수록, 판도라는 해당 사용자에게 딱 맞는 음악을 선곡해줄 수 있다.

 

이런 식의 맞춤화 서비스는 회사의 뮤직 게놈 프로젝트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다.

 

구글 지도 인터페이스의 여러 기능은 모방하기 쉽다. 실제로 애플지도 등 여러 경쟁사들이 구글지도를 모방했다. 그러나 구글지도의 핵심 가치는 교통상황을 예측하고 최적의 경로를 추천해 주는 역량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 사용자 데이터를 이용해야 하며, 실시간 데이터는 수분이 지나면 의미가 없어진다. 따라서 경쟁자들이 이를 모방하기는 훨씬 어렵다.

 

구글 정도로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보유한 회사만이 모방을 시도할 수 있다. 애플지도의 경우 미국에서는 구글지도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지만, 사용자 기반이 상대적으로 적은 다른 국가들에서는 구글지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모방하기 쉬운 경우


캘린더 연동을 위한 캘린들리(Calendly), 회의시간 조율을 위한 두들(Doodle)과 같은 사무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고객의 사용패턴을 학습해서 이뤄내는 제품 개선을 경쟁사들도 쉽게 관찰하고 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유사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이 수십 개에 달한다.



6. 한 사용자의 데이터가 다른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가?


출처 스포티파이 공식홈페이지(spotify.com)


한 사용자의 데이터가 해당 사용자를 위한 제품 개선에만 도움이 되는 경우


판도라는 디지털 음악 스트리밍 시장의 선두주자였지만, 스포티파이(Spotify)와 애플뮤직의 성장세에 뒤처지고 말았다.

 

앞서 언급했듯, 판도라의 주요 강점은 각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방송 스테이션을 맞춤화 해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여러 다양한 사용자들에 대한 학습은 매우 제한적이다.

 

판도라는 어느 한 사용자의 ’좋아요‘ 또는 ’싫어요‘ 평가에 기반해 해당 사용자의 선호에 대한 음악 속성을 찾아내고, 비슷한 속성을 지닌 다른 음악을 해당 사용자에게 들려준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다른 사람들의 스테이션을 검색하고 들을 수 있는 공유 및 검색 기능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직접 네트워크 효과를 창출하고 새로운 고객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출처 애플 공식홈페이지(apple.com/kr/apple-music/)


한 사용자의 데이터가 다른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경우


판도라는 미국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며, 충성도가 높은 고객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은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했다.

 

판도라는 2019년 2월 35억 달러에 시리우스(Sirius XM)에 인수됐다. 반면, 스포티파이는 2018년 4월 상장됐으며 2019년 11월 기준 시가총액이 260억 달러에 달했다.

 

개별 사용자의 데이터 학습에 기반한 맞춤화는 기존 고객에 대한 록인(lock in)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네트워크 효과에 따른 기하급수적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못한다.



7. 데이터 학습 주기는 얼마나 빠른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데이터 학습 주기가 빠른 경우


데이터를 통한 학습 주기와 개선이 빠르면 경쟁업체가 따라잡기 어렵다. 그러나 데이터에 기반한 제품 개선에 수년이 걸리거나 여러 세대를 거쳐야 하는 경우에는 경쟁사가 중간에 혁신을 이루고 자체적으로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다.

 

따라서 현재의 고객에게 나오는 데이터가 바로 그 현재의 고객을 위한 제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데이터를 미래의 고객을 위한 제품 개선에만 쓸 수 있다면 경쟁우위가 약해진다.

 

앞서 언급한 지도, 검색엔진, AI 기반 작물관리 시스템 등이 그 예로, 현재 고객에 대한 학습 결과가 빠르게 업데이트된다.

 

앞으로 수십 년 간 고객 데이터를 이용한 제품 및 서비스 개선은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요조건이 될 것이다. 기존 기업에는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경쟁사 대비 경쟁우위를 주는 요인이 될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고객 데이터에 의한 부가가치가 크고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데이터가 독점적이며 복제하기 어려운 제품 개선으로 이어지거나, 데이터 기반 학습으로 네트워크 효과가 발생하는 기업들이 경쟁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HBR 2020년 1-2월호

 

필자 안드레이 하지우 보스턴대 퀘스트롬경영대학원 부교수, 줄리언 라이트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 교수



인터비즈 조현우 윤현종 정리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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