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비즈 Aug 20. 2020

상대에 휘둘리지 않고 협상하는 방법


중요한 협상에서 당신은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하는가, 아니면 당신이 먼저 주도하는가? 협상가들은 보통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대응하는 '대응적 접근법'을 사용한다. 


그러나 복잡한 거래를 할 땐 내가 먼저 주도하는 방식의 '전략적 접근법'이 필요하다. 일상적인 협상은 대부분 대응적 접근법으로도 충분하지만, 때때로 위험부담이 높은 복잡한 협상을 하기도 한다. 그럴 땐 훨씬 더 견고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필자들은 지난 30년 간 수백 건의 협상 자문활동을 해왔다. 그러면서 효과적인 협상 전략 요건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왔다. 협상가들은 협상에 착수하기 전에 좋은 전략부터 개발해야 한다. 


지금부터 HBR 2020. 7-8월호에 실린 기사를 통해 협상가들이 복잡한 거래에 임할 때 적용해야 할 중요한 전략 원칙을 요약해 소개한다.




상대의 구성원 분석하기



위험부담이 높은 협상에서 협상 당사자들은 상대가 어느 정도의 힘과 영향력을 갖고 있는지, 상대가 어떤 것에 동의하거나 동의하지 않을지, 또 상대의 행동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주로 거론한다. 이때 상대편을 하나의 단일한 실체로 간주하면 편하겠지만 이런 태도는 분석적, 전략적 실책으로 이어지기 쉽다.


가령 중요한 공급업체와의 협상에서 자신들이 불리하다고 인식하는 고객사가 있다. 공급업체의 전체 사업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봤더니, 공급업체의 공장 한 곳과 특정 시장의 특정 부품 하나에 있어서는 그 고객사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공급업체 본사 경영진은 그 고객사를 대수롭지 않게 여길지라도 그들의 사업에 크게 의존하는 공장이나 부품 책임자는 그 고객사를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다.


기업이란 하나의 균일한 조직이 아니다. 여러 사업체들의 연합체다. 손익은 전사 차원뿐 아니라 사업부, 지역, 제품, 공장 단위로도 평가된다. 계약을 협상할 수 있는 권한은 대개 그런 상황에 맞게 위임된다. 상대방 조직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신중히 분석하는 것은 협상의 영향력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




거래 범위 다시 생각하기


대다수 협상가들은 거래의 기본적인 범위가 정해져있다고 여긴다. 예를 들어 협상가들은 단기거래 대 장기거래처럼 제한적이나마 몇 가지 선택들을 고려한다. 


이런 전술도 대개는 BATNA(바트나·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협상으로 합의할 수 없을 때, 협상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안) 와 실현 가능성이 있으며서 자신들이 선호하는 결과에 현재 얼마나 근접해 있는지를 비교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실제로는 협상의 범위를 바꿔서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중요한 기회들이 종종 존재한다.


헬스케어 기업 C사는 제약사 한 곳과 중요한 공급계약의 조건들을 재협상하려한다. C사는 제약사가 소유하고 있는 주요 공장의 생산능력을 확대해줬으면 했다. 하지만 제약사는 공장에서 향후 자사 약품을 더 많이 생산할 예정이므로 C사와 맺은 원래 계약서에 명시된 것 이상으로는 물량을 늘리려 하지 않았다.


공장의 생산효율성과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공동 자금 투자, 재무조건 변경, '공장 내 공장'이라는 운영모델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여러 창의적 아이디어가 논의되었지만 양측 니즈에 모두 부합되는 솔루션을 찾을 순 없었다.


그러나 협상 범위가 기존 합의 내용을 바꾸는 것 이상으로 확대되고 양측이 각자의 글로벌 조직 운영현황(신규 공장 설립 계획 목표)과 성장목표(그와 관련된 자금 투자 수요)를 재평가 하고 정보 공유를 위해 한발식 물러서자 합의에 도달할 수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계약을 만들었다. 


공장 하나가 아닌 여러 공장들에 걸쳐 생산과 공급을 재조정했고 양측 모두에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했다. 두 회사의 협상가들은 단지 파이만 키운게 아니라 메뉴판 전체를 확대한 셈이다.




타이밍과 순서의 영향 고려하기


많은 사람들이 상대편에 압박을 가하고 양보를 유도하기 위해 협상을 서두르거나 늦추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압박전술은 종종 역효과를 낸다.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신중하게 고려해 그 내용을 바탕으로, 속도를 높일 때와 늦출 때, 협상을 중단할 때를 판단해야 한다.


몇 년 전 한 작은 기술기업 H사가 거대 인터넷기업과 중요한 계약을 갱신하기 위해 협상하고 있었다. 그 계약에서 창출될 수익에 크게 의지하는 H사로서는 계약이 잠시 무산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두려움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 인터넷 대기업은 상대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거래를 전혀 서두르지 않았고 계약 갱신의 가치도 잘 모르겠다는 식의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그런 계산은 큰 착오였다. 상대방을 재촉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H사의 협상팀은 기다리는 동안 고객 및 사업 파트너들로 구성된 회사의 생태계 안에서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고 이를 통해 그 거대 인터넷회사의 주요 경쟁사 한 곳과 파트너십 가능성을 타진했다. 


처음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아이디어가 곧 생각해 볼 만한 것이 됐고, 어느새 가능한 대안이 됐으며, 그러면서 H사의 영향력이 커졌다. 결국 거대 인터넷 기업과의 계약 가치는 이전 계약보다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처음에 협상이 늘어지면서 H사는 줄어드는 현금보유량 때문에 초조해졌지만, 결국 그 시간은 협상의 지형을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된 것이다.




압박실험으로 전략 평가하기



협상 전략의 핵심 중 하나는 상대의 입장에 서서 그들의 동기와 취할 만한 행동을 곰곰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때 쓸 수 있는 최선의 접근법은 소위 말하는 레드팀(Red Team, 조직 내 전략의 취약점을 발견해 공격하는 역할을 부여받은 팀)을 공식적으로 구성해 상대의 관점에서 협상을 분석하는 것이다.


물론 협상을 계획할 땐 대부분 상대의 목표와 가능한 움직임을 분석하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잘못된 상상력과 어쩔 수 없는 편향성이 있어 그런 노력이 제한되고 왜곡되기 쉽다. 


특히 위험부담이 높고 힘의 불균형이 있으면 두려움과 적개심, 강렬한 감정이 사고를 저해하고 이성적인 분석을 왜곡한다. 또한 레드팀에는 고위임원이나 영향력이 높고 존경받는 인사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나오는 통찰들이 무시당하기 쉽다.


경우에 따라서는 전략을 개발할 때나 협상을 계획하는 단계서부터 시뮬레이션을 수행하기도 한다. 하지만 협상을 계획할 때보다 협상이 실제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뮬레이션을 쓰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실제 사건이 진행됨에 따라 레드팀이 자신들의 전략을 수정하게 하고, 이를 통해 실제 협상 상대방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다.




미표기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세계적 경영 저널 HBR 2020. 7-8월호

필자 조너선 휴즈(Jonathan Hughes),대니 에르텔(Danny Ertel)


인터비즈 정서우 김재형 정리 
inter-biz@naver.com



매주 한 건씩 수요일 오전에 발송하는 인터비즈 뉴스레터는 그주의 핵심 트렌드 키워드와 테마를 가지고 험난한 비즈니스 세계를 분석합니다. 매주 인터비즈의 뉴스레터를 받아보고 싶다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 인터비즈 뉴스레터 신청하기



작가의 이전글 애플의 팀 쿡으로 사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