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회계 연도를 마감하고 재무제표를 생성하면, 이해관계자들은 성장성, 수익성, 생산성 등 다양한 지표의 확인을 통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평가한다. 영업조직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할까?
대부분은 당해 목표 매출액의 달성률과 EBITDA(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와 같은 지표로 영업조직의 성과를 평가한다. EBITDA는 이자 비용, 법인세, 감가상각비를 공제하기 전의 이익으로 영업조직의 현금창출능력을 나타낸다.
그리고, 영업조직의 생산성은 영업활동에 투입한 비용 대비 영업 성과(매출액, 수익, 시장점유율 등)로 계산할 수 있다. 이때, 투입비용과 영업 성과의 데이터를 고객사별, 프로모션별로 관리하여 영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여러분의 영업조직은 근무 가능 시간 중에 얼마의 시간을 영업활동에 투입하고 있는가? 어떠한 활동을 영업활동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그리고, 회의와 보고서 작성에 얼마의 시간을 투입하고 있는가?
영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 영업의 효율성은 영업직원의 하루 근무시간 중 고객 방문에 사용한 시간을 의미하며, 보고서 작성, 영업 회의, 주간회의 등에 직접 고객 방문이 아닌 활동에 사용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고객 방문 활동에 투입하는 시간을 늘려 영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영업의 효과성은 고객 방문에 투입한 시간 대비 영업 성과(고객의 구매전환, 구매금액 등)를 의미하며, 영업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록하고, 측정하고, 개선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반복해야 한다.
연봉 6천만 원의 영업직원 5명이 회의와 보고서 작성으로 하루를 사용한다면, 기회비용을 제외하더라도, 매몰 비용만 150만 원이 된다. 여러분의 영업조직은 얼마의 가치 창출을 목표로 회의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가?
내근직의 근무시간은 대부분 9시 출근, 6시 퇴근의 8시간으로 계산한다. 생산부 직원의 하루는 생산에 투입하는 8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영업직원의 하루는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영업은 고객과 접촉을 통해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고객 방문 활동을 기준으로 영업직원의 하루를 계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영업직원의 고객 방문 당 투입비용도 산출할 수 있다.
연봉 6천만 원을 받는 영업부 소속의 김 과장이 있다고 가정하자. 2020년의 366일 중 주말과 공휴일 115일, 휴가 20일을 제외한 231일이 근무가 가능한 일 수이다. 여기에서 영업 회의, 주간회의, 워크샵, 보고서 작성을 위한 내근 등을 제외하면 고객을 방문할 수 있는 날짜는 더욱 줄어든다.
따라서, 영업의 효율성(=고객방문일 수/근무 가능일 수)을 높이기 위하여, 영업조직은 꼭 필요한 회의가 아니면 회의 횟수를 줄이고, 중복되는 보고서는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김 과장의 연간 고객 방문 가능일이 200일이라고 하고, 하루에 3곳의 고객사를 방문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김 과장의 연간 고객 방문 여력(Call Capacity)은 600회이고, 1회 방문당 투입비용은 10만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즉, 김 과장과 같은 상황의 영업직원은, 고객 방문 시에 다른 추가적인 비용은 제외하고라도 1회 고객 방문에 10만 원의 자원이 투입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고객 방문이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고객 방문 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영업에 성과를 내는 방법은 개인마다 각자의 비법이 있지만, 공통적인 한 가지는 실행결과를 평가하고, 개선 계획의 실행을 지속해서 반복했다는 점이다. 이전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기에 앞서 꼭 선행해야 하는 것이 있다.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기존의 전통적인 운영방식을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영업 분야도 기존에 감에 의존한 영업방식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해 과학적 방식의 영업으로 혁신을 진행하고 있다.
고객 관계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는 고객과의 관계에 관한 데이터 축적을 통해 관계의 질을 개선하고, 충성고객의 증가를 통한 영업 성과의 달성을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CRM의 활용이 영업성과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연구결과가 있음에도, 현실에서 CRM은 영업성과 향상 보다 영업관리자의 영업직원 관리 도구로 전락하여, 고객과의 관계의 질을 반영하지 못한 저품질의 데이터 축적에 그치고 있다.
영업의 효과성(=영업성과/고객 방문횟수)을 높이기 위해서는 측정해야 하고, 제대로 된 측정을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 입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따라서, 영업직원이 고품질의 데이터를 입력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업무여건의 조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첫째, 영업직원이 언제 어디서든 쉽고 편리하게 CRM을 사용하여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둘째, 데이터 입력과 영업직원의 이익이 일치해야 한다. 입력한 데이터는 추가적인 보고서 작성을 대체하고, 영업직원의 관리와 감시를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
셋째, 입력한 데이터는 영업관리자뿐만 아니라 관련 부서와 공유하여 영업직원의 수고를 인정하고, 모두가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업무를 함께 하고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성과를 만드는 영업조직은 영업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잘 관리한다. 고객 방문을 최우선 순위에 두어 정말 중요한 상황이 아니면 늘 영업직원이 영업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감이 아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실수를 줄이고 성공확률을 높인다.
영업조직이 일은 열심히 하지만, 성과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는가? 고객 방문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기록하고 측정하여 개선하는 방식으로 영업조직의 체질을 바꾸어라.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인터비즈 윤현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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