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터비즈 Jun 14. 2020

핑크퐁, 구독자 2천만의 톱3 키즈채널된 이유

마블의 핑거스냅과 같은 '전환의 순간'이 있었기 때문?


마블과 핑크퐁, 많은 애청자를 모으며 성공했다는 점 외엔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둘 사이엔 전략적 공통점이 있다. 마블과 핑크퐁의 사례를 통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다. 1) 과거의 공식에 도전하라 2)경험이 있는 무경험자를 선택하라 3)핵심 팀이 주는 안정감을 활용하라 4)고객의 호기심을 키워라 이 솔루션은 콘텐츠 업계에게도 많은 귀감이 된다.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공동창업자의 인터뷰가 담긴 HBR 기사를 요약해 소개한다.



과거의 공식에 도전하라 : 유료서비스 아닌 유튜브에 도전하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엔드게임의 악역 타노스 / 출처 네이버 영화


MCU의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Avengers Infinity war)는 손가락을 튕겨 이 세상 생명체의 절반을 날려버리는 '핑거스냅'으로 충격을 주었다. 인피니티 워의 결말 부분에서 주인공의 반이 죽는 장면 또한 기존의 히어로물에서 볼 수 없는 충격이었다. 핑크퐁에게도 인피니티 워의 '핑거스냅'과 같은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다. 바로 플랫폼의 전환을 시도한 2015년 4월이었다.


공식 유튜브 채널


원래 핑크퐁 콘텐츠는 핑크퐁 모바일 앱을 통해서만, 그것도 유료로만 볼 수 있었다. 그러다가 거실의 큰 TV 화면에서도 아이들이 콘텐츠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부모들의 요청에 따라 올레TV, SK브로드밴드 등의 IPTV로 진출했다. IPTV 진출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과 상충하지 않았고, 충성 유저에게 추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으며 신규 유저를 획득할 수 있는 사업 확장이었다. 여기까지는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었다.


그 당시, 즉 2015년 1분기까지 유튜브는 핑크퐁 스마트폰 앱을 사용하는 법을 설명한 동영상을 올리는 일종의 마케팅용 플랫폼에 불과했다. 그런데 당시 미국과 영국에서는 키즈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스튜디오들이 유튜브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만들고 있음을 알게 됐다. 유튜브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무료다. 콘텐츠 앞, 뒤 혹은 중간에 삽입된 광고를 통해 생기는 매출을 유튜브와 콘텐츠 공급자가 분배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유료 콘텐츠를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되면 앞으로 앱에서 구매가 일어날까?


업계에선 자기잠식(cannibalization, 카니발리제이션)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카니발리제이션이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로, 이 경우 유튜브로 시청이 가능해질 때 앱을 통한 유료결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걱정을 의미한다. 격론 끝에 그들은 기존의 성공 공식이던 앱, IPTV VOD 같은 유료 서비스를 고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유튜브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11년 스마트폰의 가능성을 보고 앱 시장에 뛰어든 것처럼, 2015년 4월에는 유튜브의 미래에 대한 믿음으로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2019년 6월 기준 핑크퐁 유튜브 채널은 누적 조회수 170억 회, 영문 채널 구독자만 해도 2000만 명이 넘는 글로벌 톱3 키즈 채널이 됐다. 베이비샤크(상어 가족) 댄스는 유튜브 역대 조회수 9위를 기록하고 있다.



핵심 팀을 유지하면서 '경험 있는 무경험자'를 사용하라


일반적으로 콘텐츠 기업이 신규 사업에 착수할 때는 외부 경력자를 채용하거나 에이전시를 활용하는 방안 중에 고민하게 된다. 외부 경력자나 에이전시를 쓰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에게 일을 위임해서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퀄리티의 결과물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또 시장의 움직임을 일단 보면서 추가 투자 등 주요한 의사결정 시기를 연기할 수 있는 점에서 위안이 될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은 유튜브에 처음 진출할 때, 핑크퐁 콘텐츠를 깊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이 핑크퐁만의 재미를 유저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사내에서 (1)원어민 수준의 영어 구사능력을 갖춘 인력 (2)유튜브의 각종 기능을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IT 활용능력을 갖춘 인력 (3)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구체적인 데이터 자료를 통해 서비스의 성장을 이루는 것)에 대한 이해와 마케팅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인력을 모아 핵심 팀을 구성하고, 2015년 8월 첫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동시에, 아기상어를 비롯한 핑크퐁의 동요 뮤직비디오 창작팀은 영유아 교육전문가 외에도 뮤지컬 배우, 힙합댄스 전공자, 동화작가, 피아니스트, 무대연출가, 체육교사 등 다양한 분야의 경험자로 구성했다. 이렇게 한 이유는 과거의 공식 즉 ‘레거시’에 함몰되지 않기 위해서였다. 재미와 의미 사이에 균형을 맞춰가는 핑크퐁 콘텐츠의 특징은 이런 기반에서 만들어졌다.



고객의 호기심을 키워라 - 인트로의 중요성


MCU는 '쿠키 영상' 등으로 팬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관람객들은 영화가 끝나도 쿠키 영상의 내용이 궁금해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핑크퐁도 이와 유사하게 고객의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요소들을 사용하고 있다.

기존 인트로를 도맡아했던 핑크퐁(좌), 새로운 인트로 캐릭터인 호기(우) / 출처 핑크퐁 유튜브 공식채널


토이스토리 시리즈로 유명한 픽사는 자사의 애니메이션 작품 시작부에 디즈니 성(城)과 ‘룩소 주니어’라는 램프를 등장시킨다. 이와 마찬가지로 핑크퐁 영상의 시작은 핑크빛 여우 캐릭터인 핑크퐁이 도맡는다. 이런 인트로는 핑크퐁의 이름과 특징을 알리는 매체가 됐다. 또 2019년 1분기부터는 ‘호기’라는 민트색 고슴도치가 등장하며 영상이 시작된다. 이렇게 핑크퐁 스타일로 새로운 캐릭터와 콘텐츠를 슬며시 보여주며 고객의 호기심을 일으키고 흥미를 높여가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인터비즈 이다희, 임현석 정리
inter-biz@naver.com







작가의 이전글 결점 드러낸 '못생긴 광고' 통할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