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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터비즈 Jun 17. 2020

식량부족에 떠오른 '푸드닝', 美 도시농업은 어떻게?

*푸드닝(Food+Gardening)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 오염 문제와 이에 따른 식량 부족 문제가 대두되면서, '도시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 도시농부는 약 8억 명으로 추산된다. 전세계 인구가 약 77억 명이니 전 세계 인구 중 10% 정도가 도시 농사를 짓는 셈이다. 세계적으로 도시민이 소비하는 먹거리의 1/3은 도시 내부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도시농업이 하나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도시에 거주하면서 자투리땅이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채소를 재배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푸드닝(Food+Gardn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다.


하지만 우리나라 도시농부의 수는 전체 인구의 3.8%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도시농업의 형태도 고추, 상추 등 텃밭채소를 길러 먹는 수준이 대부분이다. 이에 반해 이미 오래전부터 도시농업이 발달한 영국,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옥상농장, 양봉, 양계 등 다양한 형태의 도시농업이 활성화됐다. 세계 각국의 참신한 도시농업 사례를 살펴보자.


도시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농사짓는 도시들: 브루클린 그레인지
출처 : 브루클린 그레인지


미국 뉴욕시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텃밭이 있다. 미국에서 옥상 텃밭을 운영하는 기업 브루클린 그레인지(Brookln Grange)가 폐쇄된 해군기지 내의 네이비야드 옥상에서 운영하는 농장이다. 뉴욕시 환경 보호부로부터 6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지어졌으며, 면적은 3716 m2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이 회사는 현재 뉴욕시 퀸스와 브루클린 지역에 옥상농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36톤의 농작물을 생산해내고 있다.


여기서 자라난 채소들은 로컬 레스토랑이나 시장, 혹은 공동체지원농업*(CSA,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을 대상으로 판매된다. 현재까지 브루클린은 프로그램의 회원 및 지역 농가에게 181톤에 이르는 농작물을 공급했다.


(CSA: 로컬푸드 운동 중 하나. 소비자와 농업 생산자가 계약을 맺고, 소비자가 농사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

출처 : 브루클린 그레인지


옥상정원이라고 하면, "그냥 흙 깔고 물만 주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도시 내에서 거대한 옥상 정원을 운영하는 데는 생각보다 품이 많이 든다. 일단 브루클린의 퀸스 농장에 약 3,000파운드 (약 1,361kg)의 토양을 채우는 데만 해도 6일이 걸렸다고 한다.


또한 옥상의 시멘트 위에 그대로 농작을 할 경우, 뿌리 때문에 건물이 훼손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토양의 가장 밑 부분에 방수 막을 깔아준 후, 다량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배수 매트를 깔아준다. 마지막으로 옥상 농업을 위해 개발된 유기화합물인 '루프 라이트(Rooflite)'를 덮음으로써 파종을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는 허브, 옥수수, 해바라기, 양배추, 상추 등 다양한 채소들을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다.

출처 : 브루클린 그레인지


브루클린 그레인지에서는 양봉과 양계도 이루어진다. 벌통의 수는 30여 개, 뉴욕에서 가장 큰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벌통에서 생산된 벌꿀과 프로폴리스 등을 파머스 마켓이나 근처 레스토랑에 공급한다. 이 곳에서는 닭도 키우고 있지만, 수익 창출 용도는 아니다. 그보다는 아이들을 위한 하나의 이벤트처럼 운영 중이다.

출처: 브루클린 인스타그램


브루클린 그레인지는 현재 브런치 파티, 천 염색 체험, 결혼식 주최, 어린이 농장 방문 프로그램, 요가 수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채소 재배에서 벗어나,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도시민들에게 '도시농업'의 매력을 톡톡히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직농장 : 물고기와 식물을 한꺼번에
출처 : 더 플랜트


단순히 건물 옥상에 채소를 키우는 것만이 도시 농업의 전부는 아니다. 버클리 다이나믹스(Bubbly Dynamics) 사에서 운영하는 더 플랜트(The Plant) 프로젝트는 이들은 시카고 남서부 산업 지역에 있는 폐기된 육가공공장 건물을 수직농장 형태로 개조해 물고기와 식물을 함께 키우기도 한다.

출처 : 더 플랜트


이들은 아쿠아 파닉스(Aquaponics, 수직형 수경재배) 시스템을 통해 물고기와 식물을 함께 키우고 있다. 이는 실내 물고기 양식을 수경재배 기술과 결합한 형태다. 물고기의 배설물을 식물의 영양분으로 사용하고, 식물이 정화시킨 물을 다시 물고기에게 돌려주는 선순환 구조이다. 이곳에는 실내 및 실외 농장 외에도 맥주 양조장, 제과점, 치즈 유통 업체 등 12개 이상의 소기업이 입주해있다.

출처 : 더 플랜트


더 플랜트는 공장 자체를 순환형 구조로 만들었다. 앞서 언급한 12개의 소기업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90% 이상은 재사용된다. 예를 들어, 물고기들의 분뇨는 식물들의 퇴비로써 쓰인다. 그리고 식물들이 깨끗하게 만든 물은 다시 물고기에게 전해진다. 이 곳에 입주해 있는 Whiner Beer Company가 맥주를 만들 때 나오는 양조 찌꺼기들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된다.

출처 : 더 플랜트


이 기업은 단순히 도시농업에서 벗어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도시농업의 궁극적 목표인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하고 있다. 현재 더 플랜트는 에너지 자립 시스템과 아쿠아 포닉 시스템 등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올해에는 쓰레기를 바이오 연료로 전환해서 사용하는 순환장치를 설치할 예정이다.


베를린의 어반 가드닝


독일의 베를린에는 2500개 이상의 공원과 정원이 있으며, 독일에서 가장 높은 녹지 비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도시 내의 버려진 땅이나 공터에서 자발적으로 시민들이 농사를 짓는 '커뮤니티 정원'이 발달해있다. 독일 내에서 유명한 커뮤니티 가든으로는 베를린의 '프린세신 가르텐(Prinzessinnengarten)'을 뽑을 수 있다. 이곳은 2009년 이전까지 버려진 공터였으나, 이제는 관광 명소가 됐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현재 노마디쉬 그륀이라는 비영리단체에 의해 운영 중이다. 크기는 축구 운동장 규모에 달하는 6000 m2에 이르며, 각 계절마다 약 1000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에 의해서 가든이 운영되고 있다.

출처: 프린체신 가르텐 홈페이지


프린세신 가르텐이 특별한 점은 바로 '이동식 도시농업'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프린세신 가르텐은 모든 농산물을 자전거로 이동 및 판매가 용이하도록 포대나 재활용 컨테이너에 재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정원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도 각별하다. 프리체신 가르텐은 2012년 경에, 독일의 부동산관리기금에 의해 부지가 판매될 위기에 처했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열렸고, 약 3만명의 서명등을 통한 지원으로 땅의 사유화를 막을 수 있었다. 노다미쉬 그륀은 캠페인을 통해 프리체신 가르텐의 토지의 소유권을 구청으로 되돌려지게 하였으며, 이후 구청과 협상하여 2018년까지 임차계약을 늘릴 수 있었다.

출처: 프린체신 가르텐 홈페이지


이곳은 약 4월부터 10월까지 운영되며, 연간 약 6만 명 이상이 가르텐에 방문한다. 또한 그중 약 2500명은 가르텐 내에서 정원돌보기,생물다양성, 지속 가능한 도시발전 등에 대해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또한 프린세신 가르텐 내에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갓 딴 채소들로 만들어진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도 있다.

출처: 프린체신 가르텐 홈페이지


프린세신 가르텐을 운영하는 노매디쉬그룬은 모바일 가드닝(이동가능한 정원)을 목표로 지향하고 있으며, 도시 내의 사용되지 않는 공간들은 녹색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도시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통하여 도시 내의 사람들이 도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채소를 재배하는 것을 넘어, 도시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는 장소인 것이다.



인터비즈 김연우, 장재웅
inter-biz@naver.com


참고 문헌

도시농업, 2013, 안철환, 이성교

텃밭정원 도시미학, 2012, 김문환


*표지 이미지

:네이버 영화 리틀 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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