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광고만 먹고살기엔 배고픈 뉴미디어 업계 1편
2017년 2월 28일,
72초 TV가 3개월만에 써니와 화니라는 작품으로 컴백했습니다.
인기 콘텐츠 크리에이터 solfa와 공동제작한 써니와 화니는
하루만에 행복해지는 법이라는 큰 메세지를 가지고,
와 같은 시리즈콘텐츠로 구성되어있는데요.
이번 콘텐츠 역시 72초스럽게
소소했고,
재밌었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나 보는 순간순간 이런 생각이 들곤했습니다.
응? 내가 지금 보고있는게 72초 맞나?
기존과는 다르게 꽤나 노골적인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는데요.
72초 티비는 지금껏 들어오는 협찬요청에 대해
콘텐츠 먼저! 광고는 나중에!라는 꼿꼿한 신념을 유지해 왔기에
이번 커머스 콘텐츠를 보는 순간 느꼈습니다.
"아 얘내 위기구나.."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72초티비 뿐만이 아닙니다.
2015년 기세좋게 등장한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들 모두
비슷한 역경을 겪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번엔,
72초TV의 시점에서
1. 72초 티비가 누군지부터 시작해서
2. 뉴미디어 콘텐츠제작사가 겪고 있는 위기,
3. 위기를 타개할 비즈니스모델 다각화에 대해
3개의 포스팅에 걸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속도감 있는 배경음악,
랩같은 나래이션,
빠른 편집기법으로 대표되는
72초 TV는 2015년 초부터 한국의 스낵컬쳐 트렌드를
가장 선두에서 이끌어온 기업입니다.
이들은 이런 72초 드라마 뿐만 아니라
바나나액츄얼리, 오구실 등의 작품을 통해서 이름을 알렸는데요!
이들이 만들어낸 신박한 콘텐츠들은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 했습니다.
이들의 콘텐츠 편집방법은 "문법화"되어
이후 수많은 표절작품을 만들기도 했죠.
그런데 72초티비의 72초다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이라는 신념이었는데요.
이게 왜 특별한지 광고와 콘텐츠 제작사의 관계를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영화 빼고,
우리나라에선 사람들이 영상 콘텐츠를 돈주고 사지 않았습니다.
대신 광고에 노출당해주고 콘텐츠를 볼 권리 얻는데 익숙했죠.
더군다나 뉴미디어 콘텐츠라면 그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겨우 5분보면서 내가 돈을 왜내?
하지만 콘텐츠 제작사들은 비영리예술창작집단이 아닌 기업이죠.
즉 살아남기 위해선 수익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들이 택할 수 있는 BM은 광고였는데요.
문제는 시청자들이 광고를 싫어한다는 겁니다.
(72초TV소개는 2015년에 썼던거 재탕이라 약간 옛날 시각일 수 있음)
판촉 / 브랜딩이 목적인 광고와
재미가 목적인 방송
그 둘 사이 어딘가에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콘텐츠 제작사들은 늘
광고와 재미사이 그 어딘가에서
합의점을 찾아야했습니다.
광고 메세지를 담으면 담을수록 돈을 벌기는 쉬워지나..
트래픽을 놓치게되고
광고메세지를 줄이면 줄일수록 돈을 벌기가 어려워지는
계륵같은 상황이었죠.
72초티비가 이 계륵을 다루는 방법은
꽤나 엄격하고 새로웠습니다.
광고는 티저 및 특별편에 제한할 것이고,
대놓고 광고임을 밝히겠지만,
광고주제에 엄청 재밌을거야.
백문이 불여일견,
대표적인 예시를 볼까요?
[72초 드라마 특별편]
나는 오늘 드디어 협찬을 받았다
[오구실 시즌1 티저]
인생이 PPL이 된 트루먼쇼 아닌, 오구실 쇼
[바나나액츄얼리 특별편]
벚꽃 아래의 황홀한 키스
결과는 어땠을까요..?
몰래 넣는 광고에 지쳐있던 사람들은 그들만의
“대놓고 하는, 스토리에 영향을 주지 않는”에 열광했습니다.
이는 다른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재미를 포기하지 않아도 돼!"
라는 희망을 심어주기도 했죠.
그들의 방식은 많은 새로운 뉴미디어 광고의 가능성을 열어가는듯..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인 지금 시장이 내린 결론은 아쉽게도
"협찬 광고만으로는 먹고살수 없다."입니다.
전통적 미디어에 비해 측정하기 어려운 광고효과와
그 때문에 낮게 책정되는 단가,
광고비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높은 시리즈 제작비
등이 원인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이 포스팅을 쓰게된 계기였던
"써니와 화니"역시 그런 이유에서 등장하게된 새로운 수익모델이죠.
다음 포스팅에선 72초 티비를 포함하여
2015년 뉴미디어 유행을 가져온 피키, 딩고(메이크어스)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