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고객의 일상을 장악하겠다는 오프라인 기업의 포부
끊임없는 혁신으로 사람들의 콘텐츠감상, 상품구매를 모두 지배하는 아마존,
SNS와 메신저를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바일을 완전히 장악하려하는 페이스북,
메신저부터 콘텐츠, O2O, 쇼핑, 항공예약까지 장악하려 하는 카카오톡
기업들에게 사용자의 일상을 장악하는 것은 공통된 꿈이고, 그만큼이나 도달하기 어려운 꿈입니다.
보통 이런 "일상장악"은 온라인서비스를 제공하는 IT기업에 한정되어있었는데요.
이들과는 꽤나 거리가 있어보이는 코워킹스페이스 스타트업 WEWORK또한 이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직장, 집, 학교, 체육관, 스파를 공유하는 방법으로 말이죠.
그리고 현재 그 꿈이 뉴욕의 브루클린의 배처럼 생긴 건물에서 실현되고 있습니다. Wework가 꾸는 꿈의 총체라고 볼 수 있는 이 DOCK 72에는 직장(Wework), 집(Welive), 학교(Wegrow), 피트니스클럽(Risebywe)과 Food hall, 미용실, 농구코트, juice bar, real bar 등 없는게 없습는데요. 고객들은 마치 세계를 여행하는 거대한 크루즈에 있는것처럼 이 안에서 모든걸 해결할 수 있죠.
Bring people together.
위워크가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방법은 마치 페이스북의 그것과 같은데요. 이 둘에게 차이점이 있다면 페이스북이 IT기술을 통해 사람들을 한데 모았고, 이들은 실제로 모이게 한다는 겁니다. 애덤 노이만은 그 사람들을 모으는 가장 쉽고 거대한 장소로 직장을 택했죠.
그리고 이 직장을 중심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하나하나 지배해가고 있는데요. 앞서 말한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실내 서핑을 위해 거대한 파도풀을 만드는 계획을 밝히는 등 매우 파격적인 실험을 하고있습니다.
실험적인 애덤 노이만의 모습이 마치 SPACE X의 앨런머스크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위워크는 도대체 무슨 신념으로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벌이고 있는걸까요?
오늘은 위워크의 성장과 확장전략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위워크는 그 잠재력을 인정 받으며 빠르게 성장합니다. 부동산 스타트업에게 가장 필수적인 요소인 투자를 어마어마하게 받으면서 말이죠.
특히나 2015년 소프트뱅크에게 투자받은 40억달러는 위워크가 210억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기업가치를 만드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이 투자금은 아시아 시장, 특히 중국과 일본시장의 진출에 사용되는 조건이었습니다.
이후 5주만에 위워크는 일본에 롯폰기, 긴자, 신바시, 마루노이치 키타구치에 사무실 마련을 추진했으며 장기적으로 도쿄 중심부에만 10~20개의 공유사무실을 운영할 계획임을 밝혔습니다. 한국에서는 올 9월 종각에 10번째 공유사무실을 열 예정입니다. 중국에선 13개의 지점을 열었고 카피캣인 업워크와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4월 12일) 네이키드 허브라는 경쟁사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죠. 이 인수를 통해 통해 연말까지 지점을 중국에서만 40곳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동남아로의 진출도 활발한데요. 인도, 태국, 싱가폴, 인도네시아 등 정말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8억8600만달러에 달할정도였죠. 올해는 23억달러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하지만 이런 무서운 속도의 확장때문에 걱정되는 것은 재정상황입니다. 아무리 많은 투자금액을 받았다고 한들 이정도 속도의 확장은 위워크의 현금상황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을텐데요. 최근 5억달러의 junk bond(고금리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를 증명합니다.
확장속도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무려 65개도시에 355개의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위워크의 고정비는 어마어마할겁니다. 작년에만 10억달러 가량의 손실을 본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확인할 수는 없지만 아마 부채도 잔뜩 안고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금융위기나 특정 사건(성희롱/추행을 일삼다가 회사에 큰 피해를 끼치고 사임한 우버 CEO 사건 등)으로인해 공실률이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면 높은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무너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위워크는 미국의 7개 데카콘 중 가장 IPO가 기대(와 동시에 걱정)되는 기업입니다. 이들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어떤 재정상태에서 벌어들이고 있는지는 그때 알게 되겠죠.
2018년 6월 위워크랩스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한국에 들어옵니다. 2011년부터 미국에서 운영되다 올해 처음 글로벌로 확장하는건데요. 위워크랩스의 첫 론칭 국가는 한국과 미국, 이스라엘, 브라질, 인도, 중국 등 6개국으라고 하네요.
코워킹스페이스가 엑셀러레이팅을 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당장 한국에서도 위워크 최대의 경쟁사인 패스트파이브가 엑셀러레이팅을 하고있는데요. 패스트파이브는 코워킹스페이스로 시작하여 엑셀러레이팅에 진출한 위워크와는 다르게 이들은 패스트트랙아시아라는 엑셀러레이터(자칭 컴퍼니 빌더)로 시작하여 패스트파이브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차린 케이스입니다.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인 사무실에 대한 니즈를 해결해주고, 다양한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코워킹스페이스는 엑셀러레이팅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이죠.
여담으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투자담당회사 패스트 인베스트먼트가 지난 12월 첫번째 Seed fund를 조성했는데요. 이들의 투자가 어떤 쪽으로 흘러갈지 보는것도 재밌을 듯 합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위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네트워킹입니다. 강력한 마케팅 채널과 세계 곳곳에 예비 고객사(입주 스타트업)들을 가지고 있는 위워크는 타 코워킹 스페이스보다도 강력한 엑셀러레이터가 될 수 있겠죠. 위워크랩스는 위워크와 함께 성장할 스타트업에 커뮤니티, 교육, 네트워킹과 멘토링을 제공해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를 위해 국내 인큐베이터는 물론 액셀러레이터 등과 파트너십을 맺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여의도는 핀테크와 블록체인, 을지로는 에듀테크 등을 특화해 육성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이런 위워크랩스가 코워킹스페이스가 할만한 "당연한"확장전략이라고 한다면, 위워크는 특별한 신념을 가지고 꽤나 실험적인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위워크의 확장전략.
위워크가 수많은 투자를 받으며 성장하게 되는 배경에는 CEO 애덤노이만의 포부 및 실험적인 태도가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애덤 노이만이 달고 사는 말이 있는데요. 바로
WeWork isn’t really a real estate company
입니다. 최근 2017년 12월의 타임지와 인터뷰, 그리고 2월 뉴욕타임스에서도 비슷한 포부를 밝혔는데요. "위워크의 목표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을 만드는 것이 아닌, 사람들이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가 그의 발언의 주 요지였습니다.
이런 신념 하에서 위워크는 수 많은 실험을 통해 Wework 왕국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1. Welive : Co-living space
그런 애덤노이만이 내놓은 것이 이 Welive입니다. co-working space의 모델을 그대로 집에 옮겨와 co-living space를 만든 Welive는 Wework와 같은 색깔로 도시에 살아가는 개인들을 유혹합니다. 둘러보면 쉐어하우스의 느낌보다는 거대한 기숙사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군요.
이 Welive는 2016년 뉴욕에 첫 지점을 냈으며, 2020년까지 전체 매출의 20%를 Welive에서 나오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추후 확장될 경우 최근 늘어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듭니다.
하지만 노동의 민족 한국인이라 그런지 회사와 집이 같은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 약간 꺼림칙하네요. 그 때문인지 패스트파이브가 진행하려 했던 co-living 서비스는 언급 이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2. Wegrow : for-profit elementary school
Wegrow는 이번 9월 launch할 사립초등학교인데요. 이 초등학교의 목적은 다음세대의 entrepreneurs를 기르는 것입니다.
초등학생들이 기업을 런칭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
라는 신념아래 만들어진 이 학교에서 5~8살의 아이들은 주중 1번을 60-acre의 농장에서 사업과 수학/과학을 배우러 갑니다. 다른 4일동안 아이들은 보다 일반적인 교육을 받죠. 그리고 이 아이들은 Wework에 입주해있는 기업들에게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데요.
현재는 본사에서 소수의 학생을 상대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진행중에 있으며 9월 65명의 학생들을 등록시킬 예정이라고 하네요. 실리콘밸리에서 AltSchool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교육혁신이 무너진 점을 감안했을때 쉽지 않은 도전이 예상되지만 흥미로운 실험인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3. Rise by We : wellness club by using social fitness
마지막으로 Rise by we라는 헬스 관련 브랜드가 있습니다. INSIGHT(요가), FIGHT(마샬아츠), FLIGHT(달리기, 노젓기)로 구성된 Gym과 사우나와 탕, 마사지가 가능한 Spa가 있습니다. 스파와 gym서비스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가격이 180$밖에 안되는데요. "공유공간계의 스타벅스인 위워크"치고는 저렴한 편이네요.
위워크는 주거, 교육, 건강 등 생활에 필수적인, 특히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에 중요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가고 있습니다. 고객의 일상을 지배하려는 오프라인 기업 Wework, 이들의 특별한 실험들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기대됩니다.